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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사표』 출간(류혁, 생각의 힘)

“한밤의 계엄, 한 장의 사표가 지킨 원칙”

장세환 2025년 11월 24일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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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사표.jpg출판사 제공

계엄의 밤에 사표 한 장이 던진 파장은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감찰관이던 류혁은 회의장 문을 나와 즉시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통령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였다. 계엄 1주년을 맞아 나온 에세이 『단 하나의 사표』는 그날의 긴박한 장면부터 “불법적 계엄은 내란”이라는 그의 판단, 이후의 삶을 관통한 원칙까지 기록한다.

책은 세 갈래 흐름으로 독자를 이끈다. 먼저 ‘계엄 그날’에서는 장관 주재 회의에서 벌어진 짧고 결연한 대치, 분노를 삼키지 못한 재입장, 새벽의 사직 제출을 생중계하듯 복원한다. 저자는 “평범한 일상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각오가 솟구쳤다”고 적는다.

이어 ‘그날의 나를 만든 것’에서는 공대 출신 아웃사이더였던 검사가 어떻게 절차와 합리성으로 무장했는지, 취미와 가족, 동료와의 일상이 어떤 윤리 감각을 단단하게 했는지 보여준다. 프라모델과 천체관측, 철인3종 이야기는 권력과 거리를 둔 그의 생활 미학을 드러낸다.

‘내가 살아온 길’은 검사와 감찰관의 시간으로 들어간다. 통영지청의 오래된 서류함에서 스스로의 기획 문건을 다시 만난 일, 재판장에서 확인한 직업윤리, ‘검사 윤석열’과의 첫인상까지 직업인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특정 진영의 언어 대신 기록과 법리, 현장의 디테일로 판단을 구축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류혁은 자신의 결단을 “정의감의 과시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의 상식”이라고 말한다. 민주주의의 금선을 넘는 순간, 공직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책은 이 질문을 독자에게 돌려준다.

결국 한 장의 사표는 한 사람의 양심이 사회를 지탱하는 방식임을 증언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1월 24일 오전 05:08 발행
#단하나의사표#류혁#생각의힘#12.3계엄#법치주의#양심과원칙#에세이#검찰#한국사회#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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