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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월-대전에 살다 골령골에 묻히다』 개정판 출간(박현주,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무명으로 사라진 독립·건국 세대의 삶을 소설로 복원하다

장세환 2025년 11월 20일 오전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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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월.png출판사 제공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진 대전의 독립운동가와 건국운동가들을 생생하게 되살린 장편소설 『랑월-대전에 살다 골령골에 묻히다』가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나왔다. 저자 박현주는 대전현충원 독립운동가 묘역의 실제 인물을 모티프로 삼아, 대전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까지 이어지는 비극의 연쇄를 소설적 서사로 복원한다. 방대한 분량에도 인물의 입체성과 밀도 높은 현장 묘사가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간다.

소설은 공주 마티고개에서 출발해 대전역·충남도청 일대의 풍경, 근화의숙, 소제호, 현충원에 이르는 도시의 기억 지도를 촘촘히 잇는다. “마치 장기판의 두 장군처럼” 마주 선 대전역과 도청, 또각또각 구두 소리와 땀 냄새가 섞인 거리의 디테일이 한 시대의 공기와 민중을 불러낸다.

근화의숙의 배움, 소작쟁의와 노동 현장의 연대, 여성·청년 주체의 성장 서사가 이어진다. 저자는 독립과 건국이 거대한 구호가 아니라 살림과 노동의 현장에서 쌓인 선택과 감내였음을 보여준다. “자꾸 번지는 마음”으로 서로를 붙드는 인물들이 오늘의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한국전쟁기 대전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을 정면으로 다룬 제7장에서는 사격 명령과 함께 무너지는 몸, “골수가 튀었다”는 문장이 남긴 충격 이후에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풍경을 응시한다. 픽션의 힘으로 반민족·반민주 세력을 단죄하고, 침묵 속에 웅크린 유족의 시간을 위무한다.

초판 이후 독자 답사와 추모의 흐름이 이어졌고, 개정판에는 근대 대전과 학살 현장의 사진을 수록해 지역사 아카이브로서의 가치를 더했다. 저자는 “잊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해주는 것”을 최고의 애도라 말하며, 산내평화공원과 구술 기록의 필요를 강조한다. 약 700쪽, 사진 수록.

마무리
『랑월』은 평화와 인권이 ‘당연’이 아님을 일깨우며, 뒤로 물러서지 않는 민주주의를 다음 세대에 잇자고 권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1월 20일 오전 07:43 발행
#랑월#박현주#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골령골#대전산내민간인학살#독립운동#건국운동#근현대사소설#기억과기록#대전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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