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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튜던트』 신간 출간(마이클 S 로스, 소소의책)
배움의 주체, 학생의 역사를 다시 묻다
출판사 제공
청소년에서 성인까지 우리는 평생 학생으로 산다. 웨슬리언대 총장이자 역사학자인 마이클 S. 로스는 『더 스튜던트』에서 공자와 소크라테스, 예수의 제자 전통에서 출발해 중세 도제 교육, 계몽기의 학교 제도, 현대 대학 캠퍼스에 이르기까지 학생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탄생하고 변모했는지 추적한다. 지식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으로 자유를 넓혀 온 학생의 길을 거대한 서사로 엮어낸다.
리드는 분명하다. 학생은 직업을 위한 준비생을 넘어 공동체의 가치를 재구성하는 시민이다. 저자는 공자의 조화와 타자 인정,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자각과 문답, 예수의 따름과 헌신을 오늘의 학습 모델로 환기하며 배움이 곧 삶의 윤리임을 일깨운다. 중세 장인 길드의 계약서와 초기 대학의 정체성, 루소와 프랭클린의 사례는 배움이 자립과 연대의 기술이었음을 보여준다.
근대에 들어 학생은 자유의 이름으로 제도를 바꾸는 행위자가 된다. 칸트의 계몽, 미국과 유럽 대학의 자율성 논쟁, 듀보이스의 흑인 고등교육 비전, 여성과 소수자의 진입 확대, 20세기 학생운동은 대학이 직업훈련을 넘어 공적 상상력을 키우는 공간임을 증명했다. 로스는 능력주의가 배움을 무한 경쟁으로 축소한 현실을 비판하며, 비교의 사다리 대신 질문과 성찰의 루틴을 재설계하라고 제안한다.
책의 후반부는 실천 지침에 가깝다. 좋은 학생의 기준을 순위와 스펙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호기심과 비판적 감정의 활용, 공동체에 기여하는 판단으로 다시 세운다. 교사는 정답을 주입하는 안내자가 아니라 사유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동반자여야 하며, 대학 선택의 기준 역시 전공 취업률보다 토론과 글쓰기, 예술과 과학을 가로지르는 교양의 깊이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스튜던트』는 교육 담론의 중심에서 늘 배경으로 밀려난 “학생”을 전면에 복권한다. 배움이 직선의 성과가 아니라 우회와 시행착오의 축적이라는 사실을, 역사와 오늘의 교차점에서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우리는 어떤 학생으로 살 것인가.
마지막 문장. 무지를 인정하는 순간, 배움은 시작이 아니라 해방이 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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