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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시작을 눈앞에 펼치다, 『처음 3분간』 출간(스티븐 와인버그, 전파과학사)

우주론의 고전이 새 번역으로 돌아왔다

장세환 2025년 11월 19일 오전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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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3분간.jpg출판사 제공

빅뱅 직후 단 세 분. 별도 은하도 없던 우주가 핵과 원자의 재료를 만들어 낸 시간이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스티븐 와인버그의 『처음 3분간』이 전파과학사에서 출간됐다. 와인버그는 복잡한 입자물리와 우주론을 간명한 문장으로 풀어, 독자가 마치 현장에서 우주의 탄생을 목격하듯 따라가게 한다. 번역은 이론물리학자 김용채가 맡아 개념의 뼈대와 문장의 긴장을 살렸다.

책은 팽창하는 우주를 무대로, 우주배경복사와 원시핵합성 같은 결정적 단서를 짚는다. 왜 수소와 헬륨이 압도적으로 많은가, 은하의 씨앗은 어디서 비롯됐는가. 와인버그는 온도와 시간의 눈금으로 장면을 전환하며, 중성자와 양성자의 비, 광자와 핵자의 비 같은 숫자들에 의미를 부여한다. 표준모형의 강점과 한계, 정상상태 우주 같은 대안 가설도 비교해 독자가 이론의 논리와 실험의 증거를 함께 읽도록 이끈다.

우주가 투명해지는 순간 이후의 긴 정적도 놓치지 않는다. 전자와 핵이 결합해 복사에 투명해지고, 물질이 중력에 모여 은하가 태어나며, 훗날 생명과 지성이 등장해 우주를 되돌아보는 장면에까지 시야를 넓힌다. 과학사가 아닌 과학의 현재진행형을 보여 주려는 태도다. 문장은 차갑지만 결론은 따뜻하다. 세계는 이해될 수 있고, 이해는 감동이 된다.

우주를 처음 공부하는 독자에게는 가장 믿을 만한 입문서로, 더 깊이 파고들려는 독자에게는 논증의 표준으로 기능한다. 숫자와 개념이 이야기가 되는 순간, 과학은 다시 한 번 사유의 문학이 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1월 19일 오전 01:41 발행
#우주론#빅뱅#우주배경복사#원시핵합성#스티븐와인버그#전파과학사#김용채번역#과학고전#과학인문#교양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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