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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곧 신뢰가 될 때”, 『브랜드로 남은 사람들』 출간(추동훈, 한즈미디어)
경제 기자가 바라본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드로 남은 사람들에 관해
출판사 제공
브랜드가 넘치는 시대에 오래 살아남는 이름은 무엇이 다른가. 경제전문기자 추동훈이 22개의 글로벌 브랜드를 탄생시킨 창업자의 서사를 따라가며, 한 개인의 철학이 어떻게 상호 신뢰와 지속 가능한 가치로 응고되는지를 추적한다. 매일경제 연재물을 다듬어 묶은 이 책은 기술·식품·패션·유통·금융·여행까지 생활 전 분야를 횡단한다. 독자는 로고와 캠페인 너머, 이름값을 만든 원천 기술과 결단, 위기 국면의 선택을 정면에서 마주한다.
엘리베이터 안전장치로 도시의 수직 생활을 연 오티스, 인류의 여름을 바꾼 캐리어, 자동차를 필수품으로 끌어올린 포드의 집념은 “문제를 정면 돌파한 발명가 정신”의 사례로 제시된다. 켈로그·포스트의 시리얼 전쟁, 돌의 파인애플 제국, 하리보의 곰 젤리는 맛의 혁신만이 아니라 공급망과 포장, 소비자 관습을 설계한 경영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리바이스·라코스테·버켄스탁·컨버스는 ‘멋’과 ‘기능’의 기준을 재정의하며 다시 클래식이 되는 법을 증명한다.
프랜차이즈 장에서는 맥도날드의 표준화, 웬디스의 스토리텔링, 배스킨라빈스의 실험성이 장기 생존의 조건으로 분석된다. JP모건·모건 스탠리·다우존스·카네기는 금융과 산업에서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어떻게 이름의 신뢰로 바꾸었는지 보여준다. 스탠리 텀블러와 코스트코는 일관된 가격·품질 약속이 팬덤을 낳는 과정을, 힐튼과 미쉐린은 숙박과 타이어가 각각 ‘경험’과 ‘리스트’로 진화하는 장면을 따라간다. 한편 코닥의 사례는 기술 전환기에 “본업의 정의를 갱신하지 못하면 이름도 퇴색된다”는 경고로 읽힌다.
책이 제시하는 결론은 단순하다. 브랜드는 아이디어로 시작해 변화를 읽는 능력으로 유지되며, 끝내 창업자의 철학으로 완성된다. 포장과 구호는 잠깐 주목을 모을 뿐, 시간을 이기는 것은 “지켜온 약속과 축적된 행동의 총합”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독자에게는 첫 원칙을 세우는 체크리스트가, 운영자에게는 위기 국면에서 꺼내 볼 실전 사례집이 될 만하다. 이름을 내건다는 것의 무게를 묻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유행을 지나 역사가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손선영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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