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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채식주의』 신간 출간(김윤선, 루미의정원)
마트 재료로 10분 한 끼, 지갑·몸·지구를 가볍게—비건을 ‘완벽’ 대신 ‘가능’으로
고기는 조금 줄이고 싶지만 “그럼 뭘 먹지?”에서 막히는 이들에게 실전 답안을 건네는 책이 나왔다. 고양이 집사이자 요가 시인 김윤선의 『오늘부터 채식주의』는 거창한 결심보다 “지금 저녁상”을 바꾸는 방법에 집중한다. 두부·팥·봄동·미역·콩나물 같은 익숙한 재료로 비건 샌드위치, 봄동 비빔메밀, 미역 샐러드, 왕 주먹밥 도시락, 아몬드 밀크, 얼린 바나나 아이스크림까지 ‘집에서 바로 되는’ 메뉴를 차근차근 안내한다.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해도 좋고, 남은 재료를 돌려 쓰는 요령까지 알려줘 장보기 비용과 음식물쓰레기를 함께 줄인다.
이 책의 매력은 실용을 넘어 ‘먹는 이유’를 다시 묻는 데 있다. 저자는 한 송이 바나나가 식탁에 오기까지의 노동과 환경을 짚고, 길고양이 돌봄과 동물실험의 문제를 생활의 언어로 풀어낸다. 하지만 설교는 없다. “완벽한 한 사람”보다 “함께 변하는 다수”가 낫다는 메시지 아래, 주 1회 비건 데이·가족과 메뉴 한 가지 바꿔보기 같은 작은 실천을 권한다. 피타고라스와 톨스토이, 루소, 다빈치 등 ‘채식의 선배’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흥미롭게 들려준다.
읽는 재미도 살렸다. 책을 무작위로 펼쳐 오늘의 문장을 고르고, 5분만 아무렇게나 따라 쓰고, 산책 중 떠오른 문장을 여백에 붙여두라는 ‘읽고·쓰고·요리하는’ 사용법을 제안한다. 레시피 책과 에세이 사이, 식탁 인문학으로 확장된 구성 덕분에 아이와 함께 읽기도 좋고, 도시락을 싸는 직장인에게도 실전 가이드가 된다.
결국 『오늘부터 채식주의』가 제안하는 변화는 거창하지 않다. 생일 미역국을 샐러드로 변주해 보고, 쌀뜨물로 된장찌개의 맛을 살리고, 남은 봄동을 메밀과 비벼 한 그릇을 완성하는 일. 작은 선택이 쌓이면 건강, 지갑, 그리고 동네의 쓰레기통까지 함께 가벼워진다. 이번 주말, 한 끼만 바꿔보자—채식은 금기가 아니라 더 넓게 먹는 법을 배우는 일임을 확인하게 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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