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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 이후 한국교회, 어디로 가나?』 출간(야다북스)

교회가 희망이냐 걱정이냐, 여섯 신학자가 던지는 가장 불편한 질문

장세환 2025년 11월 14일 오전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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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 이후, 한국 교회 어디로 가나.jpg출판사 제공

2024년 12월 3일 불법 계엄 사태는 한국사회에 깊은 금을 남겼다. 그 균열의 한복판에 강단과 예배당이 있었다. 소수의 과격한 목소리는 신앙의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했고 다수의 침묵은 그 장면을 가능하게 했다. 여섯 명의 신학자와 목회자가 공동 집필한 『12.3 계엄 이후 한국교회, 어디로 가나?』는 이 불편한 사실을 출발점으로 삼아 교회가 어디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묻는다.

책은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권력과 재물, 이념을 우상처럼 섬겨 온 내력을 짚는다. 미국 트럼프주의와 극우 복음주의와의 결탁이 어떻게 국내 정치문화와 뒤엉켜 신앙을 정치 신념으로 치환했는지도 추적한다. 근본주의와 자유주의의 낡은 전선은 교리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정치 중독을 키웠고 공론장을 적대와 선동의 무대로 바꾸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진단이다.

책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조의 문제를 드러낸다. 가부장적 권위주의가 여성과 약자의 목소리를 지웠고 대형 교회 중심의 자본 논리가 신앙의 언어를 시장의 언어로 바꾸었다. 극단의 주장이 힘을 얻은 이유는 소수의 과격함보다 다수의 소극적 동조였다는 점도 지적한다. 교회가 사회를 훈계하기 전에 먼저 내부의 권력 질서를 성찰해야 한다는 경고다.

저자들은 회개를 개인 경건의 감정에 가두지 않는다. 사랑과 포용, 사회적 책임이라는 복음의 본질을 공적 삶에서 증명하는 것이 회개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약자를 향한 배려와 공동선의 제도화, 성평등과 세대 간 신뢰 회복, 환경과 지역을 살피는 생활의 변화까지가 공적 영성의 내용이다. 선언이 아니라 실천으로 말하는 교회만이 다시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에 책은 도달한다.

『12.3 계엄 이후 한국교회, 어디로 가나?』는 비난의 목록이 아니라 길잡이의 지도를 제시한다. 강단이 무엇을 선포해야 하는지보다 성도와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이 책은 교회가 세상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희망이 되려면 지금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야다북스가 펴냈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1월 14일 오전 03:48 발행
#한국교회#12월3일#계엄사태#야다북스#공적영성#극우복음주의#가부장주의#근본주의#교회개혁#복음의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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