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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 문방구』 신간 출간(김선 글·임광희 그림, 아이음북스)
돈 대신 코딱지? 경쟁과 인정욕구를 유쾌하게 비트는 초등 성장동화
출판사 제공
초등 3학년 가진이의 눈앞에 ‘돈 대신 코딱지’를 받는 수상한 가게가 나타난다. 아이음북스가 펴낸 김선 작가의 동화 『코딱지 문방구』는 “정답만 적는 연필”, “저절로 넘어가는 줄넘기” 같은 마법 문구를 미끼로, 노력 없이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을 정면으로 들여다본다. 으뜸 어린이상을 향해 앞만 보던 가진이는 문방구 주인 ‘코파라’의 정체가 위대한 코딱지 마법사임을 알게 되고, 대가로 ‘코파막파 주술’—시도 때도 없이 코를 후비게 되는 저주—에 걸린다.
줄거리는 코믹하지만 메시지는 현실적이다. 가진이를 살리는 건 마법이 아니라 친구다. 짝인 용이와 아라, 그리고 라이벌 정우까지 손을 잡으면서, 주인공은 ‘나 혼자 으뜸’의 꿈보다 ‘함께 이겨내는 기쁨’이 더 크다는 사실을 배운다. 마지막에 받은 스티커는 1등의 증표가 아니라 ‘협동 으뜸이’. 성적·스펙 경쟁이 일상화된 교실 풍경을 익살스러운 판타지로 비튼 뒤, 진짜 성장은 관계·용기·책임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글은 아이들 말맛을 살려 속도감 있게 달리고, 임광희 화가의 익살스러운 장면 연출이 상황 개그를 배가한다. ‘코딱지’라는 터부를 위생 코미디로 전환해 독서 흡입력을 높였고, 숨은 장치처럼 ‘대가’ ‘선택’ ‘후회’ 같은 윤리 질문을 자연스럽게 남긴다. 학교·가정에서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메시지에 지친 아이들에게, 방향과 태도를 묻는 안전하고도 유쾌한 질문지다. 교실 공동체 활동, 독서토론 주제로도 활용도가 높다.
김선 작가는 “네 잎클로버처럼 보이지 않던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코딱지 문방구』는 웃기는 소재로 시작해, “진짜 마법은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마음”이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아이들이 쉽게 웃고, 쉬운 웃음 뒤에서 자기 욕망과 우정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똘똘한 동화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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