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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뮤지컬 대본집)』 신간 출간(추민주, 난다)
20주년 맞은 창작 뮤지컬, 공식 대본집으로 다시 읽는다
출판사 제공
서울 골목마다 펄럭이던 이야기들이 책으로 돌아왔다. 창작 뮤지컬 ‘빨래’가 20주년을 맞아 공식 대본집으로 출간됐다. 누적 공연 6,500회, 관객 130만 명의 기록을 낸 작품이 무대 밖에서 다시 숨을 고른다. 저자는 극작가 추민주. 출판사는 난다다.
무대 위에서 울고 웃긴 그 대사가 이제 손에 잡히는 활자로 묶였다. 이번 대본집에는 2막 구성과 18곡 전 가사, 창작 노트, 프로덕션 히스토리, 작가의 말이 실렸다.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작사상, 더 뮤지컬 어워즈 대상 등 굵직한 수상 내역과 해외 공연 히스토리까지 한눈에 정리됐다.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이라는 작품의 메시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은 반지하와 옥상이 만나는 일상의 현장에서 시작한다. 서울살이의 팍팍함과 서로를 건네는 온기를 담아 이주민과 청춘의 삶을 동등한 시선으로 비춘다. “서울살이 몇 핸가요” “슬플 땐 빨래를 해” 같은 넘버는 시대와 세대를 넘어 공감을 이끌었다. 책에서는 리프라이즈의 변주까지 문장으로 비교하며 작품의 흐름을 더 또렷하게 읽게 한다.
대본집의 백미는 창작 기록이다. 일기에서 출발한 초고, 현장에서 다듬어진 대사, 배우와 스태프가 쌓아 올린 20년의 공력이 촘촘히 남아 있다. 독자는 공연장에서 스쳐 지나간 대사와 장면을 멈춰 읽고, 문장 사이의 호흡을 자신의 속도로 되짚을 수 있다.
‘빨래’는 국내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보여 준 대표작으로 일본과 중국에 수출됐다. 소극장 레퍼토리의 확장 가능성, 생활밀착형 서사의 힘을 증명하며 한국 창작 생태계에 선한 영향력을 남겼다. 이번 책은 공연을 본 관객에게는 기억의 재생 장치가, 아직 작품을 만나지 못한 독자에게는 친절한 입문서가 된다.
난다는 대본의 무드를 살린 하늘색 표지와 구성으로 독서 경험을 확장했다. 초연부터 현재까지 작품을 지켜 온 동료들의 이름을 책 뒤표지에 담아 공동 창작의 의미를 환기한다. 초판 인세는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에 기부된다. 무대 밖에서도 작품의 가치가 이어진다.
젖은 마음을 말리는 일. ‘빨래’가 해 온 일을 이번에는 한 권의 책이 이어 간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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