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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찾습니다』 신간 출간(책읽는곰)
학원 시간에 빼앗긴 놀이, 아이가 먼저 친구를 부른다
출판사 제공
초등 저학년 동화 『친구를 찾습니다』가 책읽는곰에서 나왔다. 글 이은서, 그림 이주혜. 2024 아르코 문학 창작산실 선정작이다. 주인공은 햇살초 2학년 홍지아. 방과 후마다 비는 놀이터를 보며, 스스로 친구를 찾아 나선다.
지아는 현관의 구인 광고지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함께 놀 사람, 학교 끝나고 놀이터로”라고 쓴 초대장을 직접 만든다. 문구점과 분식집, 학원 건물에 붙이며 기다리지만 답이 없다. 약속 시간에 달려간 놀이터엔 어른들만 앉아 있다. 실망한 지아를 붙든 건 벤치의 할머니 할아버지였다.
여기서 이야기는 밝게 튼다. 보물찾기를 설계하는 배인숙 할머니, 축구를 가르치는 손숙자 할머니, 장난의 달인 김시국 할아버지. 복지관에서 함께 노는 이들은 스스로를 영 트리오라 부른다. 지아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잊고 뛴다. 숨이 가빠질 때까지 공을 차고, 단서를 따라 달리고, 요구르트로 입맛을 달랜다. 다음 날엔 예상치 못한 반가운 소식도 지아를 찾아온다.
작품은 교훈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놀 시간이 사라진 오늘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비춘다. 어른이 만든 시스템을 탓하기보다, 먼저 손을 내미는 한 아이의 용기와 상상력을 보여 준다. 어른과 아이가 대등하게 어울릴 때 우정은 나이와 성별을 넘을 수 있다는 메시지도 자연스럽다. 아빠가 지아의 선택을 존중하고 한 걸음 물러서 지켜보는 태도 역시 인상적이다.
교과 연계성도 넓다. 이웃과의 관계, 마음 짐작하기, 다양한 작품 감상 같은 주제를 생활 장면 안에서 익히게 한다. 짧은 문장과 리듬 있는 구성, 따뜻한 색감의 그림이 읽기 문턱을 낮춘다. 무엇보다 “놀이터는 왜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돌려준다. 아이가 먼저 친구를 부르고, 마을이 응답할 때 놀이가 다시 살아난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 오늘 저녁 놀이터로 나가 초대장을 한 장이라도 더 붙이고 싶어진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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