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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과거에서 해법을 찾는다”, 『내일을 위한 역사』 출간(로먼 크르즈나릭, 더퀘스트)
과거에서 미래를 찾는다
출판사 제공
오늘의 난제를 역사로 풀어내는 응용역사 안내서가 나왔다. 사회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의 『내일을 위한 역사』는 자원고갈과 불평등, 정보 왜곡, AI 리스크 같은 21세기 위기를 1천년의 사례에서 해답을 찾아 설명한다. 저자는 “역사는 예언자가 아니라 상담자”라며 과거의 성공과 실패를 현재의 설계도에 연결한다. 더퀘스트가 펴냈다.
책은 화석연료 중독을 끊는 법에서 시작한다. 점진주의로는 늦다고 보고, 급진적 시민불복종이 온건한 개혁의 창을 넓힌 과정을 보여준다. 공존의 조건은 알안달루스의 다문화 도시에서, 소비주의의 대안은 에도시대 순환경제에서 찾는다. 소셜미디어의 분열을 낮추는 해법은 18세기 런던 커피하우스의 공론장 복원으로 제시한다. 물 부족과 갈등에는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집행해온 ‘공유지’의 실천을 들어 협력의 가능성을 증명한다.
민주주의 회복은 대표제 보완에서 출발한다. 라에티아 자유국, 쿠르드 로자바 사례를 통해 시민의회와 숙의민주주의가 신뢰를 복구하는 과정을 짚는다. 유전공학의 거버넌스는 “특허는 없습니다”라던 소크 백신에 기대어 공동선을 기둥으로 삼는다. AI 통제는 분산 소유권과 플랫폼 협동조합 같은 경제적 민주주의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말한다. 불평등 완화는 케랄라와 핀란드가 보여준 장기 조직화와 연대에서 해법을 찾는다.
저자가 제시하는 변화의 조건은 세 가지다. 위기의 체감, 파급력 있는 사회운동, 선구적 사상이다. 세 요소가 맞물릴 때 사회는 전환의 결단으로 나아간다. “자꾸 물어도 좋은 질문”을 던지듯, 책은 기술 낙관이나 공포를 넘어서 구조를 재설계하자고 권한다. 핵심 키워드는 응용역사, 집단 연대, 공유지, 숙의민주주의, 분산 소유권, 순환경제다.
“역사는 상담자다.” 이 한 줄이 책의 태도를 요약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빠른 길은, 더 멀리 돌아보는 일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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