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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너희가 내일이야』 신간 출간(김인순, 밥북)

37년 교단에서 확인한 ‘함께 키우는 교육’

장세환 2025년 11월 10일 오전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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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너희가 내일이야.jpg출판사 제공

학교의 하루를 기록해 온 김인순 작가가 『그래도, 너희가 내일이야』를 펴냈다. 책은 교실과 교무실, 마을과 가정이 맞물린 교육의 현장을 37년의 시간축으로 묶어, 아이 한 명의 변화를 어떻게 공동체의 변화로 키워내는지 보여준다. 혁신학교 설립과 공모제 교장 경험, 임기 이후 다시 교실로 돌아가 신임 교사처럼 배우는 과정까지, 직책이 아니라 태도로 교육을 실천해 온 여정이 담겼다.

작가는 낙인 뒤에 숨은 사연에 먼저 귀 기울인다. 결석이 잦던 아이의 등교를 생활의 리듬으로 되돌리고, 돌봄 공백과 가정형편, 분노와 상처를 ‘문제 행동’이 아닌 ‘해석해야 할 신호’로 대한다. 책 속 사례는 혼내기와 포기 대신 대화와 약속으로 관계를 복원할 때 배움이 다시 움직인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학교 문화의 전환도 눈에 띈다. 동료와 수업을 열어 보고 배우는 일상, 급식 시간과 학급회의를 민주시민 교육의 장으로 확장하는 시도, 지역과 연결한 프로젝트 수업이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쌓인다. 교장은 행정의 언어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등교가 어려운 학생을 위한 ‘등교 프로젝트’, 방역과 원격수업이 겹친 시기에도 끊기지 않는 돌봄과 피드백, 작은 나눔을 공동체의 기억으로 남기는 방식이 이어진다.

이 책은 성공담만을 모은 보고서가 아니다. 위기 대응의 흔들림, 실패와 후퇴의 기록, 교권 침해와 돌봄 공백, 빈곤과 폭력 같은 오래된 과제를 피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작가는 학교와 가정, 지역이 다시 약속을 세우면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으며, 생활의 언어로 문제를 풀어내는 장면들이 교사의 전문성을 현실로 증명한다.

교단을 지켜 온 시간이 교사의 성장기이기도 하다는 고백은 교육자를 넘어 학부모와 시민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내일의 학교를 원한다면, 오늘의 어른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래도, 너희가 내일이야』는 해답을 단정하지 않고, 현장의 시간을 독자에게 건넨다. 아이들이 내일이라면, 우리는 오늘 어떤 태도로 곁에 설 것인지 묻는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1월 10일 오전 03:11 발행
#교육에세이#그래도너희가내일이야#김인순#밥북#혁신학교#공모제교장#민주시민교육#생활교육#교사성장#함께키우는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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