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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틀을 깨는 40개의 지도 이야기』출간(앨러스테어 보네트, M31)
고대 벽화부터 우주 지도까지 40개 사례로 인간과 사회와 자연의 연결을 새 시선으로 보여주는 지도 교양서
출판사 제공
이 책은 지도를 길 안내 도구로만 보던 낡은 습관을 멈추게 한다. 저자는 세계 곳곳의 특별한 지도 40개를 골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주로까지 시야를 넓힌다. 지도마다 담긴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사물과 사건이 서로 얽히는 방식이 드러나고 생각의 방향도 달라진다. 지도가 정보를 압축하는 형식이라는 점을 전제로 이야기는 인간의 삶과 과학의 발견을 함께 비춘다.
첫 장은 9000년 전 마을을 그린 차탈회위크 벽화다. 권력의 흔적이 희미한 공동체의 삶을 통해 시작점의 낯섦을 환기한다. 이어 막대기와 조개로 파도와 해류를 기록한 마셜제도의 항해도가 등장하고 일본인이 그린 세계 사람들의 모습 같은 문화의 시선도 마주하게 된다. 식민과 제국의 역사를 비추는 지도를 지나 인터넷과 도시의 빅데이터가 만든 현재의 지도로 이어지며 지도의 정의는 계속 확장된다.
자연과 과학의 장면도 선명하다. 세네갈에서 지부티까지 이어지는 초록 장벽 같은 기후 대응의 현장 유럽의 지형을 바꿔 놓을 해수면 상승의 시나리오 하나의 바다라는 관점으로 재구성한 해양도는 오늘의 과제를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준다. 지구의 중력 지도를 통해 보이지 않는 힘을 읽고 벌이 춤으로 그리는 지도와 숲의 네트워크 같은 생명의 언어도 따라간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호수와 라니아케아 초은하단 같은 우주의 지도로 시야는 가장 먼 곳까지 닿는다.
저자는 스마트폰 시대에 누구나 지도를 만들고 소비하는 현실을 짚으며 지도가 사회의 맥박을 드러내는 창이라고 말한다. 독자는 각 지도의 맥락과 숨은 의도를 함께 읽는 법을 배우게 된다. 낯선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연습이 곧 사고의 전환이라는 메시지가 책 전반에 흐른다. 토론을 부르는 질문과 풍부한 사례가 넓은 독자층을 품는 이유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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