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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에 깃든 지혜를 과학으로 읽다”, 『살림의 과학』 출간(이재열, 사이언스북스)

미생물학자의 눈으로 본 한옥·그릇·의복·문물의 원리

장세환 2025년 11월 4일 오전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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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과학.jpg출판사 제공

전통 살림살이 속 원리를 과학으로 해석한 탐사서가 나왔다. 경북대 명예교수 이재열은 부엌과 사랑채, 마당과 가재도구로 현미경을 돌려 ‘생활의 과학’을 재구성한다. 『보이지 않는 권력자』, 『미생물의 힘』으로 미시세계의 법칙을 풀었던 저자는 10여 년 전 『담장 속의 과학』을 잇는 이번 책에서 토기·한지·소금·식초·소반·반닫이 등 일상의 사물에 숨어 있는 공학·화학·미생물학을 촘촘히 밝혀낸다.

책은 6부 19장으로, 집(한옥의 구조·재료), 부엌(염·발효·보존), 안방(의복·민화·자수), 대청(소반·반닫이·석빙고), 사랑(갓과 금속활자, 『훈민정음 해례본』 수난사), 마당(돌문화·수도·문짝)으로 동선을 짠다. 예컨대 천일염의 소성 온도와 pH 변화, 식초의 초산발효와 보관 환경, 토기·도기·자기의 기공률과 수분 이동, 석빙고의 단열·대류 제어 등은 실험실 지식과 생활 경험을 연결해 이해를 돕는다. 인용도 절제했다. “담장 속의 과학은 담장 밖과 만나야 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같은 문장은 방법론과 태도를 동시에 압축한다.

문화재 논쟁도 다룬다. 증도가자 진위를 둘러싼 금속활자 연구,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논란은 원전·물성·문헌 비판이 결합될 때만 진전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더불어 전통 온실, 한지 섬유 구조, 매병의 유약과 소성, 반닫이의 결구 방식 등 최신 연구를 인용해 “전통=감성”이라는 오해를 배제한다.

읽을수록 쓰임이 분명해진다. 가정에서는 안전한 발효·보관과 그릇 선택의 판단 근거로, 학교·박물관에서는 STEAM 수업과 생활사 전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전통을 데이터와 규칙으로 번역하는 이 책은 K-문화 열기 속 ‘응용 가능한 지식’을 제공한다. 출판사 사이언스북스는 “생활의 사소함을 과학의 언어로 세우는 시도”라며 후속 자료 공개도 예고했다. 쪽수·가격·ISBN은 미공개다.

마지막 한 줄: 생활을 관찰하면 과학이 보이고, 과학을 배우면 생활이 편해진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1월 4일 오전 02:44 발행
#살림의과학#이재열#사이언스북스#전통과학#발효와보존#토기한지소반#문화재논쟁#생활과학#과학에세이#신간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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