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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는 보이지 않지만 세상을 움직인다”, 『에너지의 이름들』 출간(이상현, 이케이북)

번개에서 수소연료까지, 일상으로 읽는 에너지 교양

장세환 2025년 11월 3일 오전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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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의 이름들.jpg출판사 제공

우리가 쓰는 힘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새는지, 이 책은 생활 장면으로 설명한다. 빛·열·전기·위치·운동 에너지가 하나라도 사라지면 일상이 어떻게 멈추는지 상상 실험으로 시작해 자연의 스케일을 직관으로 바꾼다. 번개의 한 번 방전이 “부엌 전구 10만 개를 1시간 밝히는 규모”라는 비교는 에너지의 크기를 한눈에 보여준다.

핵심은 ‘전환’과 ‘손실’이다. 1차 에너지가 2차, 최종 에너지로 바뀌는 동안 저항과 마찰로 힘이 빠져나간다. 발전소에서 가정으로 이동하는 전기는 전선에서 열로 새고, 막 구운 빵이 집에 도착할 때 식는 일도 같은 원리다. 책은 이를 “전력 손실”로 명확히 짚어, 추상 개념을 일상의 감각으로 고정한다.

원리 설명은 생활지식으로 이어진다. 과욕을 경계하는 전통의 술잔 ‘계영배’를 사이펀 구조와 높이에 따른 위치에너지로 해석해 과학과 삶을 연결한다. 석탄의 무연탄·유연탄·갈탄·토탄 구분, 국내 화력발전 연료 구조 같은 기초 분류도 깔끔하게 정리해 에너지 논쟁의 공통 언어를 마련한다.

고효율만 말하지 않는다. 핵분열 에너지가 남기는 방사성 폐기물의 시간적 책임—“사용후핵연료 처분에 1만 년”—을 수치로 환기하며 안전과 윤리의 지평을 넓힌다. 기술 낙관과 공포 사이에서 필요한 것은 위험을 덜어내는 설계와 제도라는 점을 강조한다.

미래 파트는 수소연료전지·탄소중립연료(E-fuel)·그린/블루카본을 한 지도로 묶는다. 수소차의 배출물이 물이라는 사실, 포집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합성연료를 만드는 공정, 숲과 바다가 탄소를 저장하는 메커니즘을 연결해 “덜 더럽히는 방식”이 아니라 “덜 잃는 구조”의 전환을 제안한다. 피카츄·파이리 같은 대중문화 비유도 동원해 화학·전기·열의 전환을 쉽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저자 이상현은 현장 18년 차 에너지 전문가로, 생산·운송·저장 전 과정을 수치와 사례로 풀어낸다. 학생에게는 과학 입문서, 시민에게는 요금·탄소예산을 이해하는 나침반, 토론 현장에는 합의 가능한 사실의 틀로 기능할 책이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1월 3일 오전 05:30 발행
#에너지의이름들#이상현#이케이북#에너지전환#전력손실#수소연료전지#탄소중립연료#그린카본#블루카본#과학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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