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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논리와 신중함으로 완성된다”, 『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완전 범죄』 출간(호조 기에, 리드비)

소녀와 유령의 공모가 밀실과 복선을 돌파하는 다중 추리

장세환 2025년 11월 3일 오전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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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게.jpg출판사 제공

사람을 흔드는 건 분노지만 사건을 푸는 건 절차다. 호조 기에는 ‘감정’ 위에 ‘논리’와 ‘신중함’을 얹어 복수의 서사를 설계한다. 유령과 소녀라는 이질적 조합이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며 독자를 치밀한 추리의 한가운데로 끌어당긴다. 일본 4대 미스터리 랭킹 동시 노미네이트 경력의 신예가 국내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이야기는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일어난 불운으로 시작한다. 부모를 잃은 초등학생 오토하, 추락 끝에 유령이 된 완전 범죄 청부사 구로하. 둘은 칠 일의 기한 속에서 공모를 맺고 시노노메초 살해 사건의 진실을 캐낸다. 눈 덮인 밀실, 천장에 찍힌 발자국, ‘거꾸로’ 연출된 시신 같은 단서가 복선 구도를 촘촘히 엮는다. 핵심 키워드는 밀실, 복수, 유령, 다중 추리, 복선, 타임리미트. 짜임은 ‘수수께끼 제시→가설 구축→규칙 전복→제목 회수’로 이어지며, 마지막 장에서 제목까지 깔끔히 회수되는 쾌감을 남긴다.

작품의 매력은 관계의 역학에 있다. 실행 능력은 있으나 몸이 없는 유령, 몸은 있으나 사회적 제약이 큰 소녀. 정반대의 결핍이 결합할 때 추리는 가속한다. “항상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신중하게.” “완전 범죄 청부사, 드디어 만났네.” 같은 짧은 문장이 두 인물의 원칙과 결의를 선명하게 박는다. 독자는 오토하의 거리낌 없는 돌파와 구로하의 냉정한 설계가 주고받는 티키타카를 따라가며, ‘왜 이 단서가 여기 있었는가’라는 질문의 층위를 차례로 밟는다. 각 장 사이를 잇는 인터루드가 시간·공간·인물의 시점을 바꾸어 단서의 의미를 재배치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평단 반응은 뜨겁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4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7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9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5위. “복선의 마스터피스”, “어트랙션이 휘몰아친다”는 평처럼, 한 번 정리된 진상이 새로운 규칙으로 뒤집히는 ‘다중 해결’이 읽기의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밀실과 논리, 정서와 속도의 균형이 좋아 ‘첫 본격 미스터리’ 입문자부터 트릭 마니아까지 폭넓게 닿는다.

저자 호조 기에는 아유카와 데쓰야상 수상으로 데뷔한 본격 미스터리의 신예로, 특수 설정과 견고한 논리로 존재감을 키워 왔다. 이번 작품은 사쿠라바 가즈키와 P. D. 제임스의 계보를 오마주하되, ‘소녀×유령’이라는 신선한 조합으로 현재형의 감각을 확보했다. 분노를 추진력으로 삼되, 끝을 맺는 것은 논리와 신중함이라는 사실을 이 소설은 증명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1월 3일 오전 05:07 발행
해시태그#소녀에게어울리지않는완전범죄#호조기에#리드비#밀실#복수#유령#다중추리#복선#본격미스터리#신간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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