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신간 소식

번아웃 공화국의 새 처방, 『석가모니가 아들러를 만났을 때』 - 뉴스 영상(우뤄취안, 이든서재)

스마트워크 열풍을 뒤집는 마음 운영술

장세환 2025년 11월 3일 오전 01:36
47

대표이미지.jpg출판사 제공

요즘 사람들은 지치면 템플릿과 체크리스트를 더 붙인다. 회의는 줄지 않고 알림은 더 촘촘해진다. 비우기를 배우러 떠났다가 할 일만 늘어 돌아오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그런데 한 가지 역발상이 힘을 얻고 있다. 비우기 전에 채워야 할 것은 물건이나 일정이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이라는 주장이다. 근력이 있어야 덤벨을 안전하게 놓듯 자존과 감정의 근육을 길러야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접근은 불안을 원인보다 시선의 습관으로 본다. 틀에 굳은 인식이 자동 반응을 만들고, 자동 반응이 관계와 성과를 갉아먹는다. 해법은 거창한 수련이 아니다. 질문을 바꾸고 호흡을 기록하고 감각을 관찰하는 루틴으로 시작한다. 왜 이렇게 힘들지 대신 지금 무엇을 보고 있지를 묻는 전환, 말문을 닫기 전에 마음의 온도를 먼저 재보는 습관, 논쟁을 멈추고 반사적으로 듣는 연습이 그 뼈대다. 문제를 외면하지 않지만 감정을 우선 다루고, 결론보다 필요를 먼저 정의하는 순서가 이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도덕을 강요하지 않는 태도다. 초인적 인내나 절대 긍정 같은 구호 대신 일상에서 바로 써먹는 작은 기술을 제안한다. 문 닫힌 분식집 앞에서 불안이 솟을 때 그 장면을 생각으로 제압하기보다 감각으로 통과시키는 방식, 타인을 고치려 하기 전에 내 안의 긴장을 확인하는 순서가 대표적이다. 비움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라는 선언도 눈에 띈다. 시야가 넓어지면 선택이 가벼워지고, 가벼워진 선택이 자연스러운 놓임을 부른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 실용적 문법의 원형은 오래된 텍스트에서 왔다. 금강경의 관점을 심리학의 언어로 옮긴 한 신간은 무상과 공을 공허한 말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절차로 번역한다. 보기 말하기 놓기의 순서를 훈련하고, 관계에서는 경청과 자기주장을 병행하며, 갈등은 사실보다 감정을 먼저 정리하라고 권한다. 초월을 약속하지 않고 실행을 돕는 설계 덕에 기업 연수장과 상담실에서 동시에 읽히는 이유가 설명된다.

 결국 메시지는 단순하다. 결과를 바꾸려 애쓰기보다 보는 방식을 바꿔라. 성과표보다 먼저 달라지는 것은 시야다. 시야가 달라지면 말이 달라지고, 말이 달라지면 선택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선택이 내 마음의 무게를 줄인다. 마음을 비우러 멀리 가지 않아도 좋다. 지금 여기에서 마음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번아웃의 시대에 더 현실적인 생산성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뒤늦게 제목을 드러내며 조용히 설득한다. 『석가모니가 아들러를 만났을 때』, 우뤄취안이 쓰고 이든서재가 출간했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1월 3일 오전 01:36 발행
#생활명상#심리학과수행#관계기술#번아웃회복#마음근력#금강경다시읽기#루틴의힘#반사적경청#자기주장기술#갈등해결

관련 기사

『생각보다 괜찮은 나를 발견했다』출간(이진아, 밀리언북)

『생각보다 괜찮은 나를 발견했다』출간(이진아, 밀리언북)

11월 5일 오후 05:24
20
『개초보 회계』출간(김우철, 어깨위망원경)

『개초보 회계』출간(김우철, 어깨위망원경)

11월 5일 오후 05:15
5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출간(유스이 류이치로 지음, 사람과나무사이)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출간(유스이 류이치로 지음, 사람과나무사이)

11월 5일 오후 05:0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