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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 『인간 표본』 신간 출간(북다)

미나토 가나에, 이야기미스의 원점으로 돌아오다

장세환 2025년 10월 30일 오전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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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표본.jpg출판사 제공

데뷔 15주년을 맞은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 『인간 표본』이 북다에서 출간됐다. 나비 학자 사카키 시로의 자백으로 시작해 예술과 광기가 교차하는 사건을 그린 심리 미스터리다. 작가는 『고백』 이후 독자들이 기다려온 “꺼림칙한 미스터리”의 결을 다시 세우며 장르의 본령으로 회귀했다. 출간과 동시에 화자 교차 구조, 반전 결말, 여운 짙은 결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작품은 나비의 시선이라는 독특한 모티브로 아름다움과 윤리의 경계를 파고든다. 시로는 다섯 소년을 나비에 빗댄 표본으로 만들었다고 고백하고, 독자는 교차하는 독백을 따라가며 각자의 시선으로 재구성된 진상을 마주한다. “인간도 가장 아름다울 때 표본으로 만들 수 있다면”이라는 선언은 미와 폭력, 창작과 범죄가 교차하는 위험한 질문을 던진다. 나비의 의태와 색각 같은 과학적 디테일이 심리 서스펜스의 밀도를 높인다.

이야기는 살인자의 수기, 온라인 반응, 여름방학 자유탐구 보고서, 독방 기록 등 다층적 텍스트로 이어진다. 특히 주인공의 아들 이타루의 시점이 합류하면서 예술적 욕망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표본이 된 이는 누구인지가 전복된다. “마지막 한 장에서야 비로소 드러나는 진실”이라는 미나토 특유의 반전 미학이 살아 있다.

『인간 표본』은 예술과 윤리, 욕망과 책임을 둘러싼 동시대적 질문을 응축한 작품이기도 하다. 미스터리의 재미를 확보하면서도 창작의 명분이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타인의 몸과 이미지를 누가 소유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집요하게 밀고 간다. 짧고 강한 문장, 치밀한 복선, 탐미적 장면들이 독서 속도를 끌어올린다.

미나토 가나에는 “작가로 살아온 15년 동안 가장 재미있는 작품을 써냈다”고 밝힌 바 있다. 『고백』을 통해 장르의 지형을 바꾼 작가의 현재형 역량이 응집된 이번 신작은 이야미스의 정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결국 독자는 각자의 눈으로 본 아름다움과 진실이 얼마나 다른지, 그 차이가 비극을 어떻게 낳는지 확인하게 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0월 30일 오전 06:12 발행
#미나토가나에#인간표본#이야미스#심리미스터리#고백#반전서사#나비의시선#예술과윤리#일본문학#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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