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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철학을 듣다, 『철학과 음악 사이』 출간(송하영, 흔들의자)

피아니스트가 칸트에서 아도르노까지, 사유와 음향의 교차로

장세환 2025년 10월 29일 오전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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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음악 사이.jpg출판사 제공

피아니스트 송하영이 철학과 음악의 교집합을 탐색한 에세이 『철학과 음악 사이』를 펴냈다. 저자는 “예술은 존엄한 노동”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개념을 사유하는 철학과 감정을 울리는 음악이 어떻게 인간 존재를 비춘다고 믿는지 구체적 쌍으로 보여준다. 7개 장마다 철학자와 작곡가를 짝지어 사상과 작품을 상호 조명하며, QR로 연결된 명곡과 도판을 곁들여 독서·감상·성찰을 한 호흡으로 묶는다.

1장은 칸트의 ‘숭고’와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병치해 이성이 마주한 한계를 음악이 어떻게 넘나드는지 묻는다. 2장에서는 헤겔의 관념론적 예술관과 바흐 ‘마태 수난곡’을 통해 “기도하는 인간”의 미학을 재해석한다. 3장은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 개념을 바그너로 청취하며 구원의 형이상학을 짚고, 4장은 니체의 초인 사유를 비제 ‘카르멘’의 자유/욕망 서사로 현장화한다.

프로이트의 무의식 분석은 쇤베르크 ‘달에 홀린 피에로’의 12음 기법과 만난다. 분열된 자아의 불안이 전통 조성 밖에서 어떻게 소리로 형상화되는지, 청취 포인트가 간명하다. 이어 하이데거의 “언어는 존재의 집”을 스트라빈스키 ‘시편 교향곡’으로 확장해, 음악이 ‘거주의 지평’을 어떻게 넓히는지 논한다. 말미의 아도르노 장은 예술의 사회적 비판성을 현재화하며 “예술,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명제를 현실 감각으로 복원한다.

책은 철학 개념을 작품의 구조·화성·서사와 연결해 난삽함을 줄이고, 장 말미마다 청취·사유 질문을 배치해 독자의 능동적 독해를 돕는다. 학술서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공연장 입문자에게는 친절한 안내서이자, 클래식 애호가에게는 사상적 해설서가 된다. “언어는 존재의 집”, “숭고함을 다시 묻다” 같은 짧은 인용은 핵심을 선명히 남긴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0월 29일 오전 07:07 발행
#철학과음악사이#송하영#흔들의자#클래식교양#베토벤칸트#니체비제#쇤베르크프로이트#스트라빈스키하이데거#아도르노#신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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