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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A 코스비 『죄를 지은 모두 피를 흘리리』 출간(네버모어)
남부 느와르의 새로운 기준—흑인 보안관이 쫓는 ‘마지막 늑대’, 공동체의 균열까지 드러난다
출판사 제공
미국 남부의 작은 도시, 카론카운티. 인구 1만 4천 명 남짓한 이곳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다. 백인 교사가 흑인 청년에 의해 살해된 그날, 보안관 타이터스 크라운은 자신이 카운티 최초의 흑인 보안관으로 선출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었다. 평범한 아침은 순식간에 피로 물들고, 도시의 균형은 무너진다.
S. A. 코스비의 신작 《죄를 지은 모두 피를 흘리리》는 단순한 범죄소설을 넘어선다. 총격 사건의 배후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고문과 성적 착취, 그리고 연쇄살인의 끔찍한 진실이 숨어 있다. 타이터스는 친구의 아들이자 가해자인 라트렐을 생포하려 하지만, 부보안관의 성급한 사격으로 실패하고 만다. 라트렐이 죽기 직전 남긴 “선생님의 휴대전화를 확인해봐요”라는 말은 타이터스를 더욱 깊은 진실로 이끈다.
이야기는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다. 타이터스는 백인 사회에서는 ‘배지를 단 흑인’으로, 흑인 공동체에서는 ‘동족을 배신한 자’로 여겨진다. 그는 자신을 외딴섬이라 여기며,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FBI 출신의 그가 마주한 사건은 단순한 살인이 아닌, 인종과 권력, 종교와 혐오가 얽힌 복합적 비극이다.
코스비는 이 작품을 통해 미국 남부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기독교 근본주의의 그림자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타이터스는 악인을 사냥하는 악마로 묘사되며, 그 어떤 동정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범죄자의 과거에 연민을 품지 않고, 오직 정의의 실현만을 좇는다. 이러한 캐릭터는 작가의 빠른 전개, 현실적인 묘사, 폭발적인 액션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죄를 지은 모두 피를 흘리리》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앤서니·매커비티·ITW 등 주요 범죄문학상을 휩쓸었다. 버락 오바마의 추천 도서로 선정되었고, 넷플릭스 시리즈로도 제작이 확정되었다. 스티븐 킹은 “무겁지 않게 전개되는 뛰어난 범죄소설”이라 평했고, 마이클 코넬리는 “범죄소설의 그랜드슬램”이라 극찬했다.
이 책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다. 인간의 본성과 구원, 믿음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담아낸다. 타이터스 크라운이라는 인물은 독자의 마음속에 살아 숨 쉬며,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어둠 속에서도 품격과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이 작품이 단순한 장르소설을 넘어선 이유다.
S. A. 코스비는 이제 미국 범죄소설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죄를 지은 모두 피를 흘리리》는 그가 어둠 속에서 시를 읊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잊을 수 없는 여정을 선사한다. 이 책은 단순한 읽을거리 그 이상이다. 그것은 정의를 향한 고독한 싸움이며, 우리가 외면해온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의 기록이다.
최준혁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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