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상세

신간 소식

"바그다드 티그리스 강물이 먹물로 검게 물들던 날", 보두르 알 카시미 저 『지혜의 집』 출간(반출판사)

2025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 "학자들이 던진 책으로 강이 검게 변했다"

장세환 2025년 10월 1일 오후 02:09
432

지혜의 집.jpg지혜의 집

아주 오래전 바그다드에 '지혜의 집(The House of Wisdom)'이라 불린 거대한 도서관이 있었다. 각지의 학자와 번역가들이 모여 고대 그리스·페르시아·인도의 지식을 아랍어로 옮기고 새로운 연구와 토론을 이어가던 세계 지성의 중심지였다.

아랍에미리트 출신 세계적 출판인 보두르 알 카시미가 쓰고 마지드 자케리가 그린 『지혜의 집』이 반출판사에서 출간됐다. 2025년 볼로냐 라가치상(Bologna Ragazzi Award) 픽션 부문 대상을 받은 이 그림책은 이슬람 황금기의 융성과 지식의 교류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담았다.

책 속 장면은 블랙과 그린의 깊은 색채로 펼쳐진다. 학자들이 모여 토론하던 평화로운 풍경부터 책들이 강물에 던져져 물빛이 검게 물드는 비극적 순간까지. 한 장 한 장이 지식의 소중함을 시적으로 담아낸다.

일러스트레이터 마지드 자케리는 전통 이슬람 예술의 기하학적 패턴과 섬세한 장식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렸다. 전통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서사의 조화를 완성한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국경을 넘어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역사와 사건을 토대로 이야기를 엮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역사·인문·과학의 연결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번역과 토론, 공동 연구가 어떻게 문명을 전진시켰는지 보여주며 "지식은 함께 만들고 나누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림책이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가 만나 인류 문명을 발전시켰던 과정을 아름답게 담아낸다. 지식의 소중함과 문화 교류의 의미를 시적으로 표현해 배움의 참된 가치를 전달한다.

출판사는 "책과 지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잊을 뿐입니다. 진정한 지혜는 책 속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가며 또 다른 형태로 살아나고, 삶의 방식이 되지요"라고 밝혔다.

보두르 알 카시미는 2007년 아동문학 전문 출판사 '칼리마트(Kalimat)'를 설립해 아랍권 아동도서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제출판인연합(IPA) 회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에는 여성 출판인 리더십 증진을 위한 'PublisHer' 캠페인을 직접 설립했다.

번역은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서 실용영어를 가르치는 조이스박이 맡았다. 영어교육전문가이자 『조이스박의 챗GPT 영어공부법』 저자로, 세계시민교육과 영어그림책 강연을 해오고 있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10월 1일 오후 02:09 발행
#지혜의집#보두르알카시미#반출판사#2025볼로냐라가치상대상#바그다드도서관#이슬람황금기#마지드자케리#조이스박번역#문화교류그림책#지식의소중함

관련 기사

『생각보다 괜찮은 나를 발견했다』출간(이진아, 밀리언북)

『생각보다 괜찮은 나를 발견했다』출간(이진아, 밀리언북)

11월 5일 오후 05:24
20
『개초보 회계』출간(김우철, 어깨위망원경)

『개초보 회계』출간(김우철, 어깨위망원경)

11월 5일 오후 05:15
5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출간(유스이 류이치로 지음, 사람과나무사이)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출간(유스이 류이치로 지음, 사람과나무사이)

11월 5일 오후 05:0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