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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서 사라진 소녀, 14년 전 오빠도 그 숲에서 사라졌다", 리즈 무어 저 『숲의 신』 출간(은행나무)
스티븐 킹 "200페이지 넘으면 내려놓기 불가능", 뉴욕타임스 41주 베스트셀러
출판사 제공
"바버라가 사라졌다. 사라질 만한 모든 아이 중에서 하필 그 아이가." 1975년 8월, 유서 깊은 캠프에서 소녀 한 명이 사라진다. 문제는 그 소녀가 캠프와 삼림 보호구역을 소유한 반라 가문의 딸이라는 것. 더 큰 문제는 14년 전 그 가문이 아들도 같은 숲에서 잃었다는 사실이다.
리즈 무어의 『숲의 신』이 은행나무에서 출간됐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전 세계 28개국에 출간된 이 작품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41주, 아마존에 27주 머물렀다. 정유정 작가와 스티븐 킹이 강력 추천했다.
캠프 지도교사 루이즈는 당황한다. 지난밤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실을 들키면 안 된다. 책임을 피하려 입을 다물지만 상황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람들이 소녀를 찾기 위해 숲으로 향한다. 14년 전 소녀의 오빠 베어가 사라졌던 그 숲으로.
"빈 침대는 바버라의 것이다. 루이즈는 눈을 감는다. 남은 평생 이 장소와 순간으로 되돌아오는 자신을 상상한다." 루이즈의 심리 묘사가 섬뜩하다.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의 실종 앞에서 밥줄을 먼저 걱정하는 인간의 나약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베어가 사라진 어머니 앨리스의 모습도 처절하다. "4시 45분. 그녀가 매일 하는 초읽기가 진행 중이다. 5시가 되면 루이스 선생이 처방해준 신경과민 약을 한 알 먹어도 된다. 권고 용량은 한 알이지만 '매우 심한 날'이라면 두 알도 해롭지는 않다. 루이스 선생이 말한 '매우 심한 날'이란 베어가 지나치게 많이 생각나는 날을 의미했다."
작가는 1950년대부터 1975년까지 시간을 종횡하며 각 장마다 중심인물을 바꿔가며 사건의 윤곽을 서서히 드러낸다. '슬로번 스릴러(slow-burn thriller)'라 불리는 기법이다. 점진적으로 쌓아가는 서사와 세밀한 캐릭터 묘사를 통해 서서히 그러나 뜨겁게 불을 붙인다.
스티븐 킹은 "처음부터 내려놓기 힘들고, 200페이지에 이르면 아예 불가능해진다"고 평했다. 정유정 작가는 "모처럼 전통적인 이야기 형식을 갖춘 작품을 만났다. 등장인물을 살아 숨 쉬는 캐릭터로 진화시키는 방식, 그들이 감춘 욕망과 모순을 드러내 보이는 정교한 문학적 장치가 돋보인다"며 "긴 밤, 서늘한 달빛 아래 앉아 읽어보시라. 재미와 사유가 당신을 이야기 속으로 데려갈 테니"라고 추천했다.
1970년대 미국 사회의 계급 불평등도 날카롭게 파고든다. "주 정부는 부유한 사람이 으리으리한 집을 짓고자 땅을 개간하려 할 때는 문제 삼지 않았다. 오직 평범한 사람만이, 슬루터네 같은 사람만이 예전에 하던 일을 못 하게 됐다." 환경주의 정책이 계층 간 불평등의 그늘을 드리운 시대를 배경으로 억압받는 자들의 이야기를 엮어낸다.
리즈 무어는 템플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온정 어리면서도 명민한 통찰을 담은 작품들을 써왔다. 《길고 빛나는 강》은 오피오이드 마약 위기를, 《보이지 않는 세계》는 인간성의 경계를 다뤘다. 버락 오바마 추천 도서에도 두 차례 이름을 올렸다. 번역은 소슬기가 맡았다.
장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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