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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 스님 저 『그렇다고 죽을 수는 없잖아』 출간(불광출판사)
BBS <불교대백과> 진행하는 스님의 산문집, "포기조차 지혜와 용기의 다른 이름"
출판사 제공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비명이 적힌 무덤을 파보니 관은 비어 있었다.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는 뜻이다. 이 아이러니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마음을 대변한다.
BBS 불교방송 <원영 스님의 불교대백과>를 진행하는 원영 스님이 버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담은 산문집을 냈다. 제목부터 직설적이다. 『그렇다고 죽을 수는 없잖아』.
"사람들은 미래를 두려워합니다. 꿈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 상실감을 느끼죠. 하지만 너무 힘들면 포기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하다가 그만둘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꿈을 포기한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그게 아니라서 당장 죽는 것도 아니잖아요."
스님은 포기조차 지혜와 용기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을 위해 포기해야만 할 것들을 분명히 알 때 비로소 삶은 살 만해진다"는 가르침이다.
책에는 방송, 강연, 수행을 통해 마주한 다양한 사연과 스님 자신의 내적 갈등이 담겨 있다. "지난날 나를 쓰라리게 했던 변곡점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다 부질없는 기대와 욕심 때문이었다"며 "모두가 각자 자기 인생이 있는데, 제멋대로 상대의 인생을 재단하고 인연을 끊어버렸으니, 이 얼마나 우매한 결정인가"라고 고백한다.
무상에 대한 통찰도 깊다. "해마다 나는 세상사의 돌풍에 휩싸이지 않고 그냥저냥 견뎌내는 것이 목표다. 그사이 떠난 이들의 자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풍경으로 무심히 채워졌다. 이것이야말로 무상한 변화다."
현대인의 끊임없는 달리기에 대한 조언도 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언제나 달리고 있고, 달리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린 듯하다. 그러나 각자 멈추어야 할 때가 있다"며 "위태로움이 감지되면 망념을 지워 마음의 평화를 되찾으려 노력한다"고 전한다.
수행의 의미도 재해석한다. "이 일 끝나면 저 일이 다가오는 삶, 이것을 수행으로 여겨야만 견딜 수 있는 삶이다. 그러나 누구도 당신에게 그렇게 살라고 등 떠민 적 없노라고, 그러니 자신을 태우면서 아름답게 물들어 보라고, 그 정도는 괜찮게 사는 거 아니냐고, 옆에 있던 꽃들이 응원해 주는 듯하다."
일상의 작은 행동까지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모든 날, 모든 순간이 과보로 남는다는 당연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사소한 행실일지라도 본분을 지켜가며 지혜롭게 자유롭게 살아가는 길, 나는 그런 인생길을 걷고 싶다."
스님은 운문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하나조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 성북구 청룡암 주지로 있으며 《중앙일보》 칼럼과 《불교IN》 연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책은 봄·여름·가을·겨울 4부로 구성돼 계절을 건너듯 한 편씩 읽어갈 수 있다. 읽고 나면 "그래, 그래도 괜찮구나" 하고 안심하게 되는 글맛이 특징이다.
양정현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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