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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집애는 안 된다는 선자청에 들어간 달래", 이경옥 저 『바람을 만드는 아이들』 출간(고래책빵)
조선시대 부채 공장 '선자청' 배경 성장소설, "승리보다 행복이 중요하다"
출판사 제공
조선시대 부채를 만드는 관청 '선자청'에 여자아이가 들어가겠다고 나섰다. 나라에 돌림병이 돌아 동생을 잃고 아버지마저 일거리가 끊긴 달래는 김 대감네 빨래와 부엌일로 근근이 살아가다 그마저 막히자 선자청 심부름꾼 모집 방을 보고 지원하기로 결심한다.
아버지는 계집애는 관청에 들이지 않을 거라며 반대하지만 달래는 만복이와 함께 무작정 선자청으로 향한다. 예상대로 비웃음과 거부가 쏟아진다. 하지만 달래는 "방에는 계집애는 안 된다는 말이 없다"고 맞서며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다.
이경옥 작가의 『바람을 만드는 아이들』은 엄격한 신분제도와 유교적 관념이 지배하던 조선을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이다. 남녀 간 역할 구분이 엄격했던 시대에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늘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달래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경쟁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달래는 선자청의 고된 일을 감수하며 부채 만드는 기술을 익혀나간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기술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결국 달래는 다른 친구들을 짓밟고 올라서는 선택을 하며 선자청에서 살아남지만, 가까운 사람들이 떠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후 달래는 자신의 선택을 성찰하며 방구부채 하나로도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신분과 차별이 사라진 오늘날에도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승리의 결과가 행복과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승리가 아니라 행복입니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작품은 오늘날 에어컨과 같은 바람을 만들던 선자청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경옥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진짜 가족 맞아요』 등을 썼다. 그림은 이화여대에서 서양화와 영상을 공부한 김민경 작가가 그렸다.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제21권으로 출간됐다.
장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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