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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 신간 출간(최석재, 21세기북스)
“골든타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 위기의 전조를 읽는 법
출판사 제공
가슴이 조여 오는데도 “좀 쉬면 나아지겠지” 하고 넘긴다.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에 힘이 풀리는데도 “잠을 못 자서 그럴 거야” 하며 미룬다. 돌연사는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는 벼락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켜져 있던 경고등을 모른 척한 결과라는 사실을 이 책은 첫 장에서 단호히 밝힌다. 심장은 몇 분, 뇌는 몇 시간 단위로 시간을 깎아 먹는다. 미리 알면 살리고, 놓치면 잃는다. 독자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 신호를 배우고, 바로 움직이는 것.
심혈관 파트는 통증의 언어를 번역한다. 압박감이 목과 턱, 왼팔로 뻗고 식은땀이 흐르면 주저하지 말고 119를 부르라고 말한다. 심근이 떨며 펌프 기능을 잃는 순간 1분마다 생존 가능성이 크게 깎인다.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뒤 2시간, 가능하면 1시간 이내 병원 도착을 목표로 잡으라고 권한다. 뇌혈관 파트는 얼굴 비대칭, 팔의 갑작스런 힘 빠짐, 말이 꼬이는 세 가지를 기억하게 한다. 시간을 떠올리고 즉시 신고하는 패스트 법칙이 곧 뇌를 지키는 길이다. 암과 만성 대사 질환의 장에서는 침묵이 가장 큰 적이라고 강조한다. 혈압과 혈당, 체중의 작은 변화를 기록하고, 가공식과 흡연 같은 위험 요인을 끊는 순간부터 병의 도미노는 멈춘다. 운동과 수면, 명상은 의지가 아니라 처방으로 다뤄진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쉬며 언제 검진을 받을지, 응급실에서 배운 실전 기준이 삶의 루틴으로 옮겨진다.
이 가이드의 이름은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이며 저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다. 19년 동안 밤과 새벽을 지킨 의사가 현장에서 반복해 확인한 지식을 서른 가지 신호와 대처법으로 정리했다. 그는 말한다. 기억이 아니라 기록으로, 즉흥이 아니라 루틴으로 몸의 시간을 관리하라고. 증상 발생 시각을 적고, 어떤 통증이 어디로 번졌는지 남기는 습관만으로도 치료 선택지는 크게 넓어진다. 가정용 상비약 사용과 병원 이송 판단, 검진 주기까지 일상에 곧바로 붙이는 지침이 차곡차곡 이어진다.
의학 지식은 두껍지만 실천은 단순하다. 알아채고 연결하고 행동하는 순서만 지키면 된다. 이 책은 두려움을 키우는 대신 행동의 문턱을 낮춘다. 오늘의 작은 기록이 내일의 생존을 만든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이 책은 그 뒤늦은 탄식을 앞당겨 막기 위한 응급 주치의의 매뉴얼이다.
한성욱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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