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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백만장자 - 영상 뉴스(토머스 J. 스탠리, 윌리엄 D. 댄코, 지니의 서재)

20년간 1만2천 명 추적한 연구의 맹점, 가난한 척하는 부자들의 이데올로기

장세환 2025년 9월 29일 오전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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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3달러 아침식사는 진짜 검소함일까

워런 버핏은 60년째 같은 집에서 살며 아침식사비로 3달러 17센트 이상 쓰지 않는다. 마크 저커버그는 매일 같은 티셔츠를 입는다. 토머스 J. 스탠리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이런 사례들을 부의 비밀로 제시한다. "부자를 묘사하는 단어 세 개는 절약, 절약, 또 절약"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들의 검소함 뒤에는 교묘한 계산이 숨어있다. 책에서 백만장자들이 새차를 사는 진짜 이유를 밝힌 대목이 단서다. "시간과 노력이 덜 들기 때문에 새 차를 사는 것이 훨씬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절약이 아니라 효율성이 진짜 동기였다.

 

메리 어머니와 프렌드, 누가 진짜 악역인가

책에는 흥미로운 대조가 등장한다. 메리 어머니는 딸과 사위에게 끊임없이 돈을 준다. 스탠리는 이를 "물고기를 나눠주는 기계" 같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한다. 반면 사라의 아버지는 자녀들의 자립 의지를 꺾었다고 서술된다.

프렌드라는 인물도 흥미롭다. 그는 "부모보다 훨씬 잘살겠다"고 다짐했는데, 그에게 '잘산다'는 것은 "부자 동네 좋은 집, 비싸 옷, 고급 자동차"였다. 스탠리는 이를 잘못된 부의 개념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서 기묘한 역설이 드러난다. 부를 대물림하려는 부모는 비난받고,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은 잘못됐다고 평가받는다. 과연 그럴까?

 

검소함이라는 새로운 계급 코드

스탠리의 연구가 놓친 핵심은 이것이다. '검소한 백만장자' 서사는 단순한 절약 지침이 아니라 부자들의 생존 전략이었다는 점이다.

버핏이 3달러짜리 아침을 먹고, 저커버그가 같은 티셔츠를 입는 건 가난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진짜 중요한 곳에 돈을 쓸 줄 알기 때문에 사소한 곳에서 절약하는 것이다. 검소함을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자들의 여유다.

 

게임의 룰을 아는 자가 승리한다

프렌드의 꿈이 틀린 건 아니다. 다만 순서가 잘못됐을 뿐이다. 고급차를 타고 싶다면 먼저 고급차를 살 수 있는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과시는 결과이지 수단이 아니다.

이제 당신도 선택해야 한다. 부자들의 검소함을 비웃을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전략을 배울 것인가?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이 유효한 이유는 간단하다. 부자들은 여전히 검소함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고, 평범한 사람들은 여전히 소비로 부를 과시하려 한다.

진짜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들이 하는 말이 아니라 부자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하라. 그들은 검소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투자는 절대 아끼지 않는다. 『이웃집 백만장자』는 가장 솔직한 부자 교과서다. 부자들의 위선을 폭로하는 동시에, 그 위선을 이용하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이보다 완벽한 복수가 어디 있겠는가.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9월 29일 오전 06:43 발행
#이웃집백만장자#검소함의특권#부자전략#토머스J스탠리#워런버핏#부의신화#과시와투자#자본주의생존법#메리어머니#프렌드의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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