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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食)은 나의 표현 방식(式)이다", 이은 저 『표현의 방식』 출간(마누스)

밥 짓는 마음으로 글 짓는 작가의 산문집, "손수 만든 음식 하나가 긴 설명보다 많은 것을 말해준다"

장세환 2025년 9월 26일 오전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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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방식.jpg출판사 제공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누군가를 식탁에 앉히는 일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과 환대가 담겨 있다. 이런 마음으로 정성껏 밥을 짓듯 글을 지어낸 산문집이 나왔다.

난임 에세이 『엄마가 되고 싶었던 날들』의 저자 이은이 쓴 『표현의 방식』은 음식을 소재로 한 따뜻한 산문 모음이다. 작가는 자신을 "밥을 짓는 마음으로 글을 짓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작가에게 '식(食)'은 단순한 생존의 도구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가장 진솔하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특별한 언어이자 표현의 방'식(式)'"이라고 정의한다. "손길에 담긴 정성과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손수 만든 음식 하나는 때로 긴 설명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소소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다. 남편이 "차비처럼 내미는 와플"을 보며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는 대목에서 작가의 마음이 드러난다. "소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는 않은 그의 마음이 와플과 함께 내게 왔다"며 "감동의 순간은 언제나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온다"고 적었다.

표현에 대한 성찰도 깊이가 있다. "서운하고 화가 나는 감정을 담아만 두지 않고 꺼내기 시작했다"며 "나는 표현을 해야 했다.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를 쏟아내는 표출이 아니라 나도 상대방도 다치지 않을 표현을"이라고 털어놓는다.

밥을 '하다'가 아닌 '짓다'로 표현하는 언어적 특성에 주목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사전에서 '짓다'의 뜻을 찾아보면 '재료를 들여 밥, 옷, 집 따위를 만들다'라는 뜻이 첫 번째고, 세 번째는 '시, 소설, 편지, 노래 가사 따위와 같은 글을 쓰다'라는 거다"라며 "마치 이 쓰기가 내게는 의식주만큼 중요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라고 말한다.

보늬 밤을 만드는 수고로움을 통해서는 나눔의 기쁨을 이야기한다. "고진감래가 별건가. 바로 이 맛이 고생 끝에 얻은 달콤함"이라며 "원래 맛있는 건 나눠 먹는 거니까. 애초에 그런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고"라고 적었다.

작은 것에서 발견하는 행복도 섬세하게 그려낸다. "귤 두 개에 마음을 담아 보내고, 보낸 마음의 회신을 웃음으로 받았던 순간들. 가벼워진 발걸음과 콧노래가 바로 그 증거가 아니었을까"라는 문장에서 일상의 소소한 기쁨이 드러난다.

엄마와 함께한 시간도 따뜻하게 담았다. "엄마와 나는 점점 더 불러오는 배를 두드리며 거실에 나란히 누웠다"며 "초여름의 햇살만큼 따사롭고 느릿한 행복이 거기에 있었다"고 기록했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한 문장 한 문장에 한 끼의 밥을 짓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삶은 거창한 사건보다 소소한 음식 하나로 더 오래 기억되곤 한다"며 "평범한 음식들이 불러내는 작가의 이야기는 곧 다정한 풍경이 되기도 한다"고 출판사는 설명한다.

이 책은 「삶을 대하는 시선, 식 시리즈」의 두 번째 산문집으로, 음식을 매개로 관계를 이어가는 섬세함과 사람을 아끼는 마음을 담았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9월 26일 오전 06:47 발행
#표현의방식#이은#마누스#음식에세이#밥짓는마음#글짓는사람#식시리즈#일상의행복#소소한감동#따뜻한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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