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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13개 이론으로 풀어내는 답", 레이몬드 웍스 저 『같고도 다른 정의의 얼굴』 출간(선인)

홍콩대 법과대학장 출신 노학자의 정의론 입문서, "정의는 하나의 구도(求道)"

최준혁 2025년 9월 26일 오전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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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고도 다른 정의의 얼굴.jpg출판사 제공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홍콩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전 법과대학장인 레이몬드 웍스가 평생에 걸친 고민을 담아 『같고도 다른 정의의 얼굴』을 내놓았다.

이 책의 번역을 맡은 노인수 변호사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검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조직폭력배들을 기소했고 유죄를 받도록 했다. 나는 정의를 세운 것인가?" 법조인으로서 평생 품어온 의문이었다.

변호사로 개업한 후 다양한 사건을 접하며 "정의라는 개념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런 고민 끝에 10년 전 '공정국가포럼'을 만들어 정의의 개념을 탐구해왔다는 것이다.

저자 웍스는 "사회가 진보하기 위해서 정의의 추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빈곤의 고통과 절망, 박해, 질병과 불공평을 제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분명 추구할 가치가 있다"고 밝힌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적 한계도 인정한다. "정의로운 사회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언제나 논쟁적이다. 공정하다고 인정할만한 하나의 세계,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사회, 정치, 경제 방식에 대한 합의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책은 13개 주제로 구성됐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와 미덕부터 시작해 칸트의 권리와 존엄, 공리주의, 롤즈의 공정으로서의 정의, 자유주의, 역량, 평등, 박애, 공동체주의까지 다양한 정의론을 다룬다. 특히 동물권과 페미니즘, 세계정의 문제까지 포함해 기존 정의론서에서 다루지 않던 새로운 분야도 다뤘다.

노인수 변호사는 정의 공부의 깨달음을 이렇게 표현한다. "정의를 공부하면서, 정의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이 하나의 '구도(求道)'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다양한 이론으로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정의는 심오하고 거대하다. 그래서 정의를 공부할수록, 정의를 대하는 마음이 겸손해진다."

저자가 인용한 벤자민 플랭클린의 격언도 인상적이다. "정의는 침해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 침해를 받은 사람들만큼 분노할 때에야 비로소 실현될 것이다."

공동 번역자인 임상순 평택대 교수는 정치학 박사로 북한 연구 분야에서 활동해온 학자다. 노인수 변호사는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를 역임했다.

추천사를 쓴 정지웅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고,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정의로운 사회의 건설은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국민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전제조건"이라고 평가했다.

노인수 변호사는 "평화가 사람들의 마음에서 시작되듯이 정의사회는 시민들의 작은 실천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개인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 책은 정의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넘어 일상에서 정의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실용적 지침서의 역할도 한다.

최준혁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9월 26일 오전 06:35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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