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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구하려면 증거를 조작하라", 질리언 매캘리스터 저 『또 다른 실종자』 출간(반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의 신작, "모성애와 정의 사이에서 고뇌하는 여경감의 선택"
출판사 제공
"첫째, 실종된 여자의 집에 거짓 증거를 심을 것. 둘째, 가짜 범인을 살인 용의자로 체포할 것. 거부하면 네 딸이 위험해진다." 정체불명의 협박범이 여경감에게 던진 이 악마적 제안이 새로운 스릴러의 출발점이다.
전작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범죄 스릴러의 여왕'이라 불리는 질리언 매캘리스터의 신작 『또 다른 실종자』가 출간됐다. 이 책은 출간 즉시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현재 영국 TV 시리즈로 제작 중이다.
이야기는 브리스톨 인근 작은 해안 마을 포티스헤드에서 시작된다. 스물두 살의 올리비아가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CCTV에서 사라진다. 목격자도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사건을 맡은 줄리아 데이 경감에게 정체불명의 협박이 들어온다.
줄리아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제너비브를 지킬지 포기할지의 문제였다. 줄리아에게 제너비브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 이것이 바로 모성애다"라는 대목에서 보듯, 그녀는 딸의 안전을 위해 협박범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줄리아는 단순히 굴복하지 않는다. 거짓 증거를 조작하고 가짜 범인을 체포하면서도,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기 전에 올리비아를 찾아내려는 계획을 세운다. "좋은 엄마와 좋은 경찰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 두 가지 역할이 서로 부딪혔다"는 갈등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저자는 세 인물의 시점을 교차시키며 진실을 조금씩 드러낸다. 실종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줄리아, 사라진 딸을 찾는 아버지 루이스, 범인으로 몰린 아들을 의심하는 엄마 엠마의 관점이 퍼즐처럼 맞물리며 반전의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줄리아의 내적 갈등이 인상적이다. "나는 선한 사람이다. 그렇지 않은가? 용서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있음에도"라며 자문하는 장면에서 도덕적 딜레마가 절절히 드러난다.
현대적 요소도 잘 활용했다. 틱톡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마추어 탐정'들이 단서를 추적하고, 사건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는 모습은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줄리아가 자신의 처지를 성찰하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경찰업무란 대개 지루한 사무실에서 막연한 압박감을 견디며, 동시에 돌아가는 업무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일이다. 그 외 특별한 점이 있다면, 차마 보기 힘들지만 놀랍기도 한 삶과 죽음의 현장을 마주하며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딸에 대한 걱정도 복합적이다.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는 제너비브가 경찰이 되는 것이다. 줄리아는 누구도 마약중독자가 되면 안 되는 것처럼 그 누구도 경찰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경찰이면서도 경찰이라는 직업의 어두운 면을 누구보다 잘 아는 어머니의 복잡한 심경이 드러난다.
작가는 버밍엄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변호사로 일하다 2017년 소설가로 데뷔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아홉 권의 소설이 모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38개 언어로 번역됐다.
에밀리 헨리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걸작이다. 캐릭터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고 극찬했고, 조디 피코는 "이 책을 읽다가 충격에 몸을 일으켜 소리쳤다"고 평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실종 수사를 넘어 부모가 자식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묻는 부모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모성애와 정의 사이에서 고뇌하는 여경감의 선택을 통해 범죄 스릴러 특유의 서스펜스와 인간 드라마의 깊이를 동시에 담아냈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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