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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희 저 『봄날에』 출간(동아문화사)

"예순을 넘어 첫 수필집을 낸 늦깎이 작가의 고백" 40대 중반부터 써온 글 모아 완성, "기침 소리에 너거들 잠 깰까 봐" 아버지의 마지막 배려

장세환 2025년 9월 22일 오전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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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jpg출판사 제공

예순을 넘어 첫 수필집을 낸 작가가 있다. 장남희 작가의 『봄날에』는 40대 중반부터 써온 글을 모아 완성한 늦깎이 작가의 진솔한 고백록이다.

수필 「엄마의 뜰」로 에세이스트로 등단한 작가는 서른아홉 편의 수필을 통해 "과거의 기억(겨울 같았던 시절)을 잊지 않고 오늘, 햇살로 채워서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고자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첫 편 「봄날에」는 엄마를, 마지막 「이름값」은 자신을 기억하며 비로소 봄날로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책의 구성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서사를 이룬다.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아버지께 쓴 편지, 29년 만에」다. 병상에서 방문을 자꾸 닫는 아버지 때문에 엄마가 화를 내자, 작가가 이유를 물었다. 아버지의 대답이 뭉클하다. "기침 소리에 너거들 잠 깰까 봐 그랬어."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가족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담한 문체 속에서 더욱 깊이 있게 전해진다. 29년 만에 쓰는 편지라는 설정도 시간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강아지와 동거를 권하다」에서는 빈 둥지 증후군을 겪는 중년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내 슬하에 있던 남매가 객지로 나간 지 4년이 지났다"며 시작하는 이 글에서 작가는 자신의 외로움과 어머니의 고독을 겹쳐 본다.

"엄마는 밤마다 나를 기다린다. 강아지와 동거를 권하는 딸을." 이런 문장들은 단순해 보이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엄마에 대한 기억도 특별하다. "아버지가 마련한 집엔 절대로, 눈에 흙이 들어가도 가지 않겠다던 엄마"가 결국 "배고픈 게 젤루 힘든 줄 알았제. 아니여. 혼자 빈집에 남은 게 젤루 싫더라구"라며 마음을 바꾸는 대목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잘 보여준다.

작가는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대구교육대학교 문예창작, 스토리텔링학과에 진학해 2021년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자평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나이를 초월한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출판사는 "자극적이기보다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린다"며 "여러 시대를 관통해 온 딸이자, 아내이자, 엄마인 작가가 전하는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봄날에』는 화려한 문학적 기교보다는 진솔한 고백을 통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다. 예순을 넘어 첫 수필집을 낸 작가의 용기와, 그 안에 담긴 삶의 무게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9월 22일 오전 09:19 발행
#봄날에#장남희#동아문화사#늦깎이작가#첫수필집#엄마의뜰#아버지의배려#빈둥지증후군#대구교육대#성장하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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