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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도서관 편중 심각... 전국 절반이 서울·경기에 몰려
광주는 전국 대비 2% 불과, 예산은 3년새 30% 감소... "지역 균형 발전 시급"
서울시 제공
국내 공공도서관의 지역별 편중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에 전체 도서관의 절반가량이 집중되면서 지방과의 문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19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출받은 '2024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을 분석한 결과, 전국 1,296개 공공도서관 중 589개가 수도권에 위치해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323개로 전체의 24.9%를 점유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서울이 212개(16.4%)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경남(79개, 6.1%), 전남(77개, 5.9%), 경북(74개, 5.7%) 등이 상위권에 올랐지만 수도권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광주의 경우 30개에 그쳐 전국 대비 2.3%에 불과했다. 광역시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이는 인구 대비로 계산해도 상당한 부족 상태임을 의미한다.
도서관 이용자 수 격차는 더욱 극명했다. 경기도는 6,665만명이 이용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서울도 5,225만명으로 2위에 올랐다. 반면 세종시는 도서관 수(16개)와 이용자 수(154만명) 모두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지역에서 도서관 수와 이용자 수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산의 경우 이용자 수로는 4위에 오르지만 시설 수는 9위에 머물러 도서관 부족 현상이 뚜렷하다. 반대로 전남은 시설 수 4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수는 8위로,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광주의 운영 예산 감소 추세다. 최근 3년간 도서관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운영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2022년 162억2,400만원에서 2023년 143억5,700만원, 2024년 115억7,200만원으로 3년간 약 30% 감소했다. 수요는 늘고 있는데 투자는 축소되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를 넘어선다. 공공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의 지식 접근권과 직결되는 핵심 문화 인프라다. 특히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계층에게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지식 창구 역할을 한다. 지역 간 도서관 격차는 곧 교육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편중 현상이 수도권 집중 현상의 한 단면이라고 분석한다. 인구가 집중된 지역에 자연스럽게 도서관도 많아지지만, 그 과정에서 지방의 문화 소외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형배 의원은 "지식과 문화를 이웃과 함께 나누는 공공도서관의 가치는 시대가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문체부는 이용자 수와 지역 균형을 고려해 공공도서관을 적극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내년도 정부안에 '국회도서관 분관 건립 용역비' 일부가 반영된 만큼 광주 분관 유치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혀 구체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공공도서관의 역할은 중요하다. 단순한 책 대출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간 도서관 격차 해소는 단순한 문화 정책이 아닌 균형 발전과 사회 통합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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