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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보다 열정이 예술가를 만든다",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저 『예술가로 살아가기』 출간(아트북프레스)
YBA 예술가들의 스승이 전하는 예술가의 삶... "예술은 스스로를 구원한다"
출판사 제공
영국 개념미술 1세대이자 데미언 허스트, 사라 루카스, 트레이시 에민 등 세계적 작가들을 길러낸 스승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의 대표 저서 『예술가로 살아가기』가 아트북프레스에서 한국어판으로 출간됐다. 동시대 현대미술계 거장이 직접 들려주는 예술가로서의 삶에 대한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고백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예술가라는 삶을 이상화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예술에서 재능은 종종 잠재력과 혼동된다. 재능은 있지만 열정이 부족한 사람은 한계가 있다. 반면 열정에 비해 뚜렷한 재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만의 무언가를 발견하고, 개발하고, 발명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그의 통찰은 예술가 지망생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예일대학교 미술대학 시절을 회고하며 "그동안 내가 접했던 진부한 예술과, 예일 대학교 미술 학생들이 생각하는 고양된 미술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는 진정한 예술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1960년대 팝아트와 개념미술의 등장을 직접 목격한 그의 증언도 흥미롭다. 필립 구스통이 한 학생의 "팝 아트로부터 숭고한 예술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참된' 예술이 위협받고 그것을 구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경계하세요. 그리고 걱정 말아요, 예술은 스스로를 구원합니다"라고 답했다는 일화는 예술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개념미술에 대한 그의 분석도 날카롭다. "개념주의는 일상생활의 세세한 관찰에서부터 대담한 철학 및 언어적 사색에 이르기까지 전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다루며 현대 미술의 영역을 확장했다"며 개념미술의 혁명적 의의를 설명한다.
무엇보다 예술가로서 겪는 비판과 좌절을 솔직하게 드러낸 부분이 인상적이다. 자신의 작품이 "차갑고, 기계적이며, 감정이 결여된, 지루한, 불쾌한, 저속한, 무의미한, 진부한, 죽은" 등으로 비판받았음을 담담히 기록했다. 이는 성공한 예술가도 끊임없는 비판에 직면한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YBA(Young British Artists) 세대를 길러낸 교육자로서의 경험도 풍부하게 담겨 있다. 데미언 허스트를 비롯한 세계적 작가들과의 만남과 지도 과정을 통해 예술 교육의 본질과 멘토십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 책은 단순한 예술가의 회고록을 넘어 현대미술의 변화과정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기록한 중요한 문헌이다. 창작자, 예술학도, 문화 기획자 등 예술적 삶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실용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양정현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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