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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애 한성대 명예교수, 143년 전 최초 한글 성서 포함 고문헌 324책 국립중앙도서관 기증
1882년 중국 선양서 간행된 '예수셩교 요안ᄂᆡ복음젼셔' 등 희귀본, 다음 달부터 일반 공개
출판사 제공
143년 전 간행된 최초의 한글 번역 기독교 성서가 정부에 기증돼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8일 "강순애 한성대 명예교수로부터 고문헌 324책을 기증받았다"고 발표했다.
기증받은 도서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예수셩교 요안ᄂᆡ복음젼셔'다. 1882년 중국 선양 문광서원에서 간행된 최초의 한글 번역 기독교 성서로, 한국 기독교 역사상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성서는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와 존 매킨타이어가 조선인 이응찬, 백홍준, 서상륜 등과 함께 번역한 것이다. 당시 조선은 쇄국정책으로 선교사 입국이 금지돼 있어, 중국에서 조선인들과 협력해 한글 성서를 번역한 것이다.
기증품에는 이 외에도 '누가복음', '주교요지' 등 희귀 고문헌과 조선 후기 목활자, 책 표지 문양에 쓰인 능화판 등도 포함됐다. 모두 한국 출판문화사와 기독교 전래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들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기증받은 고문헌들을 다음 달부터 본관 5층 고문헌실에 '강순애 문고'를 설치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도서관 측은 "희귀 고문헌을 국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보존 처리 및 디지털 작업을 통해 더 많은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했다.
강순애 교수는 고문헌 발굴과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전문가로,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는 도서관학과 한국서지학 분야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강 교수는 "그동안 모은 고문헌을 연구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다"며 기증 소감을 밝혔다. 또 "앞으로 이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수집한 문헌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증은 개인이 수집한 귀중한 문화재를 공공기관에 기증해 국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게 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초 한글 성서라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자료가 영구 보존되고 연구에 활용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 문화사 연구에 큰 의미가 있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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