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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보에서 인터넷까지, 한국언론사 최초 백과사전식 미시사 기록", 정진석 저 『한국언론 연대기』 출간(민속원)
1178년부터 현재까지 날짜순 정리, 언론통사에 수록 어려운 소소한 사건까지 완전 복원
출판사 제공
전근대 필사신문 '조보'에서 인터넷 시대까지! 한국언론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한 최초의 백과사전식 미시사 기록이 나왔다. 정진석 한국외대 명예교수의 『한국언론 연대기』는 언론통사 서술에 수록하기 어려운 소소한 사항까지 빠짐없이 정리한 역작이다.
1964년 언론계에 입문해 평생을 언론사 연구에 매진한 저자는 신문사 간 명예훼손 소송부터 개인의 언론사 고소사건까지 미시사적 사항을 모두 날짜순으로 정리했다. 단순 나열이 아닌 복잡한 사건을 결론까지 추적해 객관적 의미를 제시한다.
책은 5부로 구성됐다. 1부는 한말 조보에서 근대신문 한성순보 탄생(1178-1886)까지, 2부는 일제강점기 언론탄압(1910-1945), 3부는 좌우익 대립과 6.25전쟁 이후(1945-1959), 4부는 군사정부의 언론사 일제 정비(1960-1972), 5부는 유신 치하 언론자유수호 운동을 다룬다.
특히 현대 언론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완전 추적한 점이 돋보인다. 김대중 대통령의 언론개혁 언급 직후 서울지방국세청이 메이저 언론사에 벌인 대규모 세무조사(2001년 1월~), MBC PD수첩의 소고기 광우병 보도 파동(2008년 4월 29일~), KBS·MBC 양대 공영방송과 YTN의 연쇄 동시파업(2012년 1월) 등이 대표적이다.
언론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강행된 세무조사는 수개월에 걸친 '투망식 조사' 결과 여러 언론사에 거액 세금을 추징했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사장이 교도소에 들어가는 결과로 확대됐다. 저자는 이런 사건을 세무조사 시작 시점부터 몇 년에 걸친 사법처분까지 한 묶음으로 정리해 사태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의 학문적 성과도 방대하다. 『언론인물사전』 편찬을 두 차례 수행했고, 조선총독부 언론탄압자료총서 전 26권과 조선총독부와 소속관서 직원록 전 34권을 집대성했다. 한성순보·한성주보, 독립신문, 대한매일신보 등 방대한 신문 영인본을 제작해 근현대사 연구의 기초자료를 복원·확산시켰다.
왕조시대 필사신문 조보에서 시작해 최초 근대신문 한성순보(1883), 독립신문(1896), 일제강점기 총독부의 엄혹한 통제 속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광복 후 파란만장 현대사까지. 시대 흐름에 따라 달라진 언론의 역할을 객관적으로 기록했다.
한말·일제강점기에는 민중 계몽과 일제 저항, 광복 후에는 민주화·산업화 과정의 시련과 영광을 함께했다. 1980년 언론사 통폐합과 기자들 집단 해임이라는 극단적 구조조정으로 언론 기능이 위축되기도 했지만,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언론노조 활성화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저자는 "『언론연대기』는 근대사 사초"라고 정의했다. 언론이 걸어온 역사를 작은 사건부터 큰 틀까지 개관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복잡한 사건들의 연관성을 파악하려면 첫 발생 시점에서 후속 사건까지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이 방식이 필수적이다.
30권의 단독 저서와 9권의 공저, 7권의 언론 관련 자료집을 펴낸 저자의 필생의 역작이다. 한국언론사 연구는 물론 근현대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장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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