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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된 삶만이 가치 있고 인간적인 삶", 문성훈 저 『나를 돌보는 철학』 출간(을유문화사)
소크라테스부터 푸코까지, 자기 계발 넘어 자기 돌봄으로 향하는 철학적 안내서
출판사 제공
"아무 생각 없이 남들 따라서 살거나 그저 욕망에 휘둘려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고민하는 것." 문성훈 교수의 『나를 돌보는 철학』(을유문화사)은 고단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철학적 자기 돌봄의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버티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괜찮아지지 않았다. 문득문득 지금 잘 살고 있는 건지 고민하게 되고, 나 자신을 돌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런데 정작 나에게 필요한 건 뭔지, 어떻게 돌봐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저자는 이런 현대인의 고민에 대해 "어느새 우린 세상이 가리키는 방향과 요구에 맞춰 살다가 자기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 책은 미셸 푸코의 '자기 돌봄' 개념을 바탕으로 각자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잘 사는 것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이에 맞게 자신을 변모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서양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는 철학의 역할이 자기 돌봄에 있다고 보았다. 그는 자기를 돌본다는 것을 "자신을 더 나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잘 산다는 것은 내가 나를 검토하면서 나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고, 이 최상의 상태에 있는 '나'가 주도하는 삶"이라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통찰이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검토된 삶만이 가치 있을 뿐만 아니라, 검토된 삶만이 인간적인 삶"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삶을 검토하면서 자기 자신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은 이성을 통해 정신적 활동을 수행하는 인간에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나를 치유하다'에서는 경쟁과 인간관계로 상처받은 현대인을 위한 치유의 방법을 다룬다. 저자는 "고독은 타인과 함께 있을 때 할 수 없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나만을 위해 스스로 모든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시간"이라며 고독의 가치를 강조한다.
2부 '나를 알다'에서는 루소의 인간관을 바탕으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다. 루소에 따르면 인간은 본래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로서 서로 돕고 협력하며 살았다. 하지만 타인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없는 경쟁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자신을 탓하게 된다.
3부 '나를 만들다'에서는 에리히 프롬의 '존재 지향적 인간'과 오스카 와일드의 개성화 이론을 통해 자기만의 삶을 창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와일드가 개인주의를 통해 염두에 둔 것은 '개성화'였다. "사회가 개인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으면 개인 각자는 자기 개성을 발전시킬 것이고, 이렇게 개성화가 방해 없이 진행된다면 개인들 각각은 남과 비교될 수 없는 고유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독창적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과거에 대한 새로운 관점도 제시한다. "지난 과거는 현재가 열어 놓은 무한한 가능성 중 내가 선택했던 것일 뿐, 미래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만든 나의 과오나 실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여울 작가는 추천글에서 "화려한 언어와 문명을 지녔으면서도 자기 자신을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나를 돌보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철학하는 길'임을 알려 준다"며 "삶의 무너진 골격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힘, 그것은 바로 철학의 투명한 문장에서 우러나온다"고 평했다.
장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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