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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저 『신상문구점』 출간(특별한서재), "신상을 쌓아놓고 절대 안 판다는 문구점 주인의 비밀"
100쇄 돌파 『시간을 파는 상점』 작가 신작, "영원히 자랄 것 같지 않은 어린 나를 위로하는 이야기"
출판사 제공
"물건도 안 팔 거면서 문구점은 왜 여신 거예요?" 신상을 쌓아두고 절대 팔지 않겠다는 기묘한 문구점 주인과 폐교를 바라는 중학생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00쇄를 돌파한 『시간을 파는 상점』의 김선영 작가가 특별한서재에서 신작 『신상문구점』을 출간했다. 『시간을 파는 상점』 세 번째 이야기 이후 오랜만의 신간으로, 작가는 "글을 쓰는 동안 영원히 자랄 것 같지 않은 어린 자신을 불러내 위로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아이들의 아지트이자 놀이터였던 초록 지붕 신상문구점. 단월 할머니의 죽음과 함께 나타난 황 영감은 신상으로 채워놓고도 팔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주인공 동하는 큰 상실감에 빠진다. 그곳은 단순한 문구점이 아니라 "한 칸의 진열대에도 삶의 흔적과 마음이 담긴" 특별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작품은 세 명의 개성 강한 주인공을 통해 전개된다. "빚진 인생은 절대로 싫은" 동하는 할머니에게 기생하여 산다는 생각에 "먼지보다도 작게 부서져 사라지길 바랐다." 그럴 때면 "흰뫼 정상까지 단숨에 뛰어올라" 숨이 가빠 앞이 깜깜해질 때까지 달린다.
첫사랑 편조는 "그토록 원했던 공간이 연극 무대 같아서" 힘들어한다. "편조 엄마가 편무를 품에 안고 차를 타고 떠나면 편조는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맨발로 뛰기 시작했다. 발톱이 깨지고 발바닥이 찢어져서 피가 흘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새로 등장한 모경은 "아빠를 따라갔다면 엄마처럼 물속에 있을 거라고" 괴로워하지만 꿋꿋하고 당찬 성격으로 동하의 마음을 흔든다. 체육복을 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신상문구점을 뒤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작품의 또 다른 축은 마을의 두 중심부인 신상문구점과 그집식당에 숨겨진 비밀이다. 황 영감의 기묘한 사연과 그집식당의 특별한 운영 방침을 추적하는 재미가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집식당"의 택이 아저씨는 "오늘 하루만 잘 살면 된다 생각한다. 그러니까 마음이 그렇게 가붓할 수가 없어"라며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낸다.
편조는 동하를 "평화주의자"라고 부른다. "착하다는 말 말고 다른 표현을 찾아본다고" 하면서 말이다. 동하는 편조를 생각하면 "심장부터 벌렁거리는 떨림이 시작된다"며 자신의 감정을 확인한다.
작가는 창작 노트에서 "성장기는 누군가에게 빚을 지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보호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설을 구상하고 쓰는 내내 소년 하나가 제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는 모습이 내 안에 머물렀다"며 "그 소년이 다름 아닌 나"였음을 고백했다.
청소년 독자단 사전 리뷰에서는 "'상실'이 마냥 슬픈 것만은 아니며 새로운 만남과 길로 전진할 수 있음을 배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밀도있는 문장으로 우리나라 청소년 문학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김선영 작가의 역량이 다시 한번 증명된 작품이다.
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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