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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DNA 혁명을 만들었다면, 파리는 지구를 구했다", 조너선 밸컴 저 『신이 선택한 곤충』 출간(상상스퀘)

"쉽게 말하면, 우린 파리 없이 살 수 없다" 16만 종 파리의 놀라운 진실

장세환 2025년 9월 10일 오전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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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선택한 곤충.jpg출판사 제공

만약 지구에서 파리가 하루만 사라진다면? 시체는 썩지 않고 쌓여만 가고, 꽃은 수분되지 않아 열매를 맺지 못하며, 자연의 순환이 완전히 멈춰버릴 것이다.

베스트셀러 『물고기는 알고 있다』의 저자 조너선 밸컴이 상상스퀘어에서 출간한 『신이 선택한 곤충』은 파리에 대한 모든 편견을 뒤집는다. 세계적 동물학자 제인 구달과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룰루 밀러가 극찬한 이 책은 파리를 "죽음을 삶으로 바꾸는 곤충"으로 재정의한다.

저자는 단도직입적으로 선언한다. "쉽게 말하면, 우린 파리 없이 살 수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파리만 16만 종에 달한다. "무슨 의미로 파리가 잘나간다고 했을까? 다양성과 엄청난 수에 관련된 얘기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파리는 하늘을 찌르는 수준으로 잘나간다."

파리는 지구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다. 구더기는 시체와 배설물을 분해해 자연을 청결하게 하고, 일부 파리는 꽃가루를 옮겨 숲을 푸르게 한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도 특정 파리 없이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의학 분야에서도 혁명을 일으켰다. 구더기는 상처 치료에 활용돼 감염 조직을 제거한다. 저자는 아프리카 연구 중 자신 몸에 침입한 구더기와의 기묘한 공생을 이렇게 묘사했다. "파리랑 저 사이에 유대감 같은 게 생겨나고 있었어요. 둘 사이에 무언의 계약을 한 셈이었어요."

더 놀라운 것은 파리의 지능이다. 파리는 특정 냄새와 전기 충격을 연결해 기억하고, 거절당한 구애 경험을 학습해 행동을 수정한다. "곤충에게 지각이 있다는 조짐은 보이지만 통증을 느끼는 부위와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우리와 다를 수 있다."

법의학에서는 침묵하는 증인 역할을 한다. 초파리는 현대 유전학 연구의 핵심 모델로 인간의 유전자 이해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하지만 편견은 뿌리깊다. "다른 생물체가 똥을 싸거나 죽을 때 어쩔 수 없이 남긴 덩어리를 치워 줄 파리가 없다면, 지구가 어떻게 보일지 어떤 냄새가 날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난다." 그럼에도 우리는 파리를 해충으로만 본다.

사실 인간에게 해로운 파리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 현재 지구는 '6번째 대멸종'을 맞고 있다. "압도적이면서 계속 커지는 인간 존재는 자연을 무수한 위험에 빠뜨린다."

제인 구달은 "파리는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다"라고 강조했다. 수억 년을 살아남아 지금도 인류 곁에서 함께 번성하는 '신이 선택한 곤충'. 이 책을 읽고 나면 파리채를 들 때 잠깐 망설이게 될 것이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9월 10일 오전 06:42 발행
#신이선택한곤충#조너선밸컴#상상스퀘어#제인구달#파리생태계#구더기치료#초파리유전학#곤충지능#생태계보전#6차대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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