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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람시부터 포스트-마르크스주의까지, 권력과 지배의 메커니즘 총체적 분석", 제임스 마틴 저 『헤게모니』 출간(생각이음)

"동의를 기반으로 한 정치 질서, 대처리즘에서 포퓰리즘까지 현대 정치 현상의 핵심 개념"

장세환 2025년 9월 4일 오전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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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게모니.jpg출판사 제공

영국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정치학과 제임스 마틴 교수가 현대 정치이론의 핵심 개념인 헤게모니를 종합적으로 다룬 『헤게모니』를 출간했다. 안종희가 번역하고 이승원이 감수한 이 책은 그람시의 혁명적 전략부터 국제관계와 글로벌 정치경제까지 헤게모니 개념의 전 영역을 계보학적·비판적 시각으로 고찰한다.

저자는 헤게모니를 "정치, 문화, 국제관계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을 압축한 정치이론의 주요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한 물리적 지배가 아닌 동의를 기반으로 한 지배 방식의 핵심을 파헤친 작품이다.

책은 그람시의 근본적 통찰에서 출발한다. "그람시의 핵심 주장은 이탈리아를 20년간 지배했던 파시즘 같은 권위주의 체제조차도 사회의 일부 계층에서 보내는 자발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현대 국가들이 자국민에 대한 '지적·도덕적 지도력'을 갈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물리력과 동의의 관계에 대한 복잡성을 지적한다. "경계가 여전히 모호하게 남아 있는 물리력과 동의는 대표적인 경우"라며 "동의가 파시즘의 경우처럼 체제적인 괴롭힘과 협박을 은폐하는 연막으로 쓰이지 않게 하려면 얼마만큼의 폭력을 허용해야 할까?"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현대 정치 현상에 대한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문화적 우위를 점했던 좌파는 결국 정치적으로 분열되어 1980년대 중반 미국과 영국의 선거에서 참패했다"며 신우파의 주도권 장악 과정을 헤게모니 이론으로 설명한다.

국제관계 영역에서의 헤게모니도 다룬다. "질서는 특정 지역이나 전 세계 차원에서 하나의 강력한 국가 또는 '헤게모니 국가'의 '패권'과 관련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헤게모니 질서의 일반적인 위상은 모호하게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대항헤게모니의 가능성도 제시한다. "미국에서 일어난 '점거' 운동,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공동체, 그리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유럽사회포럼" 등을 대표적 사례로 들며 해방적 윤리에 기반한 저항의 형태들을 분석했다.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관점도 담았다. "권력의 전략적 본질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배를 완전한 복종 이외의 다른 어떤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며 "현대 자본주의가 내재하고 있는 만연한 불평등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반신자유주의' 담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밥 제솝은 "정교한 이론적 기반에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여 헤게모니 개념을 훌륭하게 설명했다"며 "헤게모니 개념의 폭과 깊이, 비판적 적용, 강점과 약점을 탁월하게 설명한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처음으로 헤게모니를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며, 일반 독자에게도 권력과 지배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9월 4일 오전 05:50 발행
#헤게모니#제임스마틴#안토니오그람시#안종희#이승원#포스트마르크스주의#급진민주주의#대처리즘#포퓰리즘#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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