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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엽 저 『경성풍경』 출간(혜화1117), "1936년 지도 위에 620곳 건물 위치 일일이 표시한 10년 대작"

백 년 전 경성 전 지역 78개 권역으로 나누고 희귀 사진 1300여 장 총망라

한성욱 2025년 9월 3일 오전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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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풍경.jpg출판사 제공

미술사학자 김상엽이 10년간의 연구 끝에 완성한 『경성풍경』이 출간됐다. 1930년대 경성의 모습을 지도와 사진으로 재현한 이 책은 1936년 제작된 『대경성부대관』과 1933년 제작된 『경성정밀지도』를 바탕으로 백 년 전 경성의 원형을 복원한 대작이다.

김상엽 저자는 경성 전역을 78개 권역으로 나누고, 그 시절 존재했던 주요 건물 620여 곳의 위치를 지도에 일일이 표시했다. 그동안 파편화되고 개별적인 '하나의 장소'로만 여겨지던 백 년 전 경성의 거리 곳곳이 종횡의 연결성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성과는 그동안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던 주요 문화적 거점들을 특정해낸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기획자 오봉빈이 설립한 조선미술관이 광화문네거리 광화문통 210 광화문빌딩 1층 3호에 있었음을 확인했다. 조선총독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상징적 위치였다.

이상, 박태원 등 구인회 멤버들이 단골로 모인 낙랑파라는 소공동 105번지에 1932년 7월 7일 문을 열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작가 박태원의 집은 광통교 부근 청계천 남쪽으로, 숙부 박용남이 운영한 공애의원과 붙어 있었다는 것도 『경성정밀지도』를 통해 확인했다.

저자는 1933년 제작된 『경성정밀지도』에 대해 "당시 관공서, 학교, 상점, 병원 등 주요 건물의 위치와 상세한 지번은 물론이고, 그 시점에 누가 어디에 거주하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촌에는 한국인이, 남촌에는 일본인이 주로 살았으며, 정동과 서대문 등에는 서양인들이 거주했다는 것도 지도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1936년 제작한 파노라마 지도 『대경성부대관』은 당시 경성의 구조뿐만 아니라 건물의 입면과 형태까지도 자세히 보여준다. 정확한 항공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돼 왜곡도가 현저히 낮으며, 건물 배치와 건물-도로의 관계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이 책은 동쪽으로는 동대문 밖 창신동과 숭인동에서 서쪽으로는 마포, 남쪽으로는 용산, 북쪽으로는 홍제동과 인왕산에 이르는 당시 경성과 경성 주변의 거리 모습을 담은 희귀 사진 1300여 장을 수록했다.

출간 과정도 화제가 됐다. 계약서 작성부터 출간까지 7년이 걸렸으며, 온라인서점 펀딩에서 3천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기록하며 2025 펀딩 인문 분야 1위, 전 분야 5위를 차지했다. 해당 서점 펀딩 프로그램 시작 이래 역대 인문 분야 1위 기록이다.

출판사 혜화1117은 편집자 출신 대표가 운영하는 작은 출판사로, 그동안 『딜쿠샤, 경성 살던 서양인의 옛집』, 『경성백화점 상품박물지』, 『경성주택 탐구생활』 등 경성 관련 책들을 꾸준히 출간해왔다.

한성욱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9월 3일 오전 08:02 발행
#경성풍경#김상엽#혜화1117#대경성부대관#경성정밀지도#조선미술관#오봉빈#낙랑파라#박태원#미술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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