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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 우리를 먹는다면?” – 『라면을 후루룩? 라면이 후루룩!』 출간(길벗어린이)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안효림, 유쾌한 반전으로 빚어낸 ‘빨간 맛’ 그림책
출판사 제공
길벗어린이가 신간 그림책 『라면을 후루룩? 라면이 후루룩!』을 펴냈다. 『너는 누굴까』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안효림 작가의 신작으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음식 ‘라면’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변주한 작품이다. 이야기는 집 안에서 시작된다. 엄마, 아빠, 할머니, 누나가 각자 몰래 라면을 끓여 먹다가 순식간에 라면에게 ‘꿀꺽’ 삼켜져 버린다. 단 한 명, 귀여운 막내만 빼고. 이제 가족들은 라면 뱃속에서 탈출하기 위한 대소동을 벌인다.
책의 묘미는 가족이 라면을 먹는 장면이 아니라, 라면이 가족을 먹어버리는 순간에 있다. 국물 속에서 토핑이 제자리를 찾아가며 점점 완성되는 라면 괴물, 그리고 가족을 향해 개구지게 웃는 표정은 무섭지만 귀엽다. 막내의 목소리를 따라 서로 힘을 모아 라면 뱃속을 탈출하는 과정은 짜릿한 긴장과 유쾌한 웃음을 동시에 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며, 독자에게 “다음 라면은 안전할까?”라는 장난스런 질문을 던진다.
안효림 작가는 라면을 연상시키는 붉은색을 별색으로 사용해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라면 괴물의 눈, 코, 입이 점점 형성되는 장면을 찾는 재미도 크다. 본문 텍스트 중 라면이 말하는 부분을 붉게 처리해 독자가 실제로 소리를 듣는 듯한 효과를 준다. 일상적인 음식에 기묘한 생명을 불어넣어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고, 어른에게도 웃음을 선사한다.
저자는 “라면 꾸러기들에게 바치는 그림책”이라며, 우리가 몰래 즐기던 라면을 발칙한 상상으로 재해석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먹방을 넘어 가족이 협력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이야기로 확장되며, 독자에게 ‘용기와 웃음’을 함께 선사한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이후 꾸준히 독창적인 그림책 세계를 펼쳐온 안효림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만의 발랄하고도 따뜻한 감각을 확인시켜 준다.
최준혁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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