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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이 살인이 되는 순간” 『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 출간(비채)
미쓰다 신조, 11년 만의 신작… 도조 겐야 시리즈 7번째 이야기
출판사 제공
본격 미스터리와 토속 괴담을 절묘하게 융합해온 미쓰다 신조가 대표작 ‘도조 겐야’ 시리즈의 신작 『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을 내놓았다. 전작 이후 한국에서는 11년 만에 출간되는 이번 작품은 “본격미스터리 베스트10”,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등 각종 랭킹 상위권에 오르며 다시 한번 작가의 저력을 증명했다. 미쓰다는 고전 추리의 치밀한 트릭과 일본 민속의 어두운 그림자를 결합해 본격 호러미스터리라는 독창적 영역을 개척해온 인물로, 이번 신작 역시 “방랑 환상소설가의 화려한 귀환”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무대는 험준한 절벽과 얕은 바다에 둘러싸인 고라 지방의 다섯 마을이다. 이곳에는 시대를 달리하는 네 가지 괴담이 전해지고, 바닷가에 솟아난 잘린 머리 모양의 암초 ‘하에다마 님’은 마을 사람들이 두려움과 경외 속에 섬겨온 존재다. 괴담을 취재하기 위해 후배 편집자 히데쓰구와 함께 마을을 찾은 도조 겐야는, 곧 괴담을 모방한 듯한 ‘열린 밀실’ 살인사건들과 차례로 맞닥뜨린다. 불가능해 보이는 연쇄 사건 속에서 겐야는 특유의 날카로운 추리로 미스터리와 공포를 동시에 파헤쳐 나간다.
『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의 사건들은 단순한 수수께끼가 아니다. 밀실이라는 합리적 장치 위에 토속 신앙과 괴이한 풍습이 얽히며, 독자는 설명 불가능한 공포와 차갑게 계산된 트릭 사이를 오가게 된다. 특히 대숲 신사의 변사 사건, 바닷가 절벽의 실종, 눈 덮인 병원에서 벌어진 살인 등은 괴담의 재현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반드시 논리적 해명이 기다리고 있다. 미쓰다는 바로 이 ‘합리와 비합리의 경계’를 치밀하게 짜내며 독자에게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번 작품은 시리즈의 전통적 무대였던 산골 마을을 넘어, 해안 절벽과 동굴, 외딴 섬까지 무대를 확장했다. 그만큼 사건의 스케일도 커지고, 공포의 밀도도 깊어졌다. 동시에 오랜 독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장치들도 있다. 전작과의 미묘한 연계, 소후에 시노와의 관계, 반복적으로 출몰하는 인물들의 존재가 시리즈적 맥락을 풍성하게 한다. 미쓰다가 수십 년간 다져온 서사의 세계는 이번에도 독창적 구조와 강렬한 호러적 감각으로 빛난다. 『하에다마처럼 모시는 것』은 단순한 시리즈 연작을 넘어, 호러미스터리 장르가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손선영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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