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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이 코르크에서 본 건 빈 공간이었다, 350년 세포설의 진실", 『세포의 발견』 출간(전파과학사)

옥스퍼드대 헨리 해리스 교수, 50년 연구로 밝혀낸 세포설 형성의 치열한 뒷이야기

최준혁 2025년 8월 25일 오전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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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발견.jpg출판사 제공

"세포가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대한 일치된 견해도 없었다. 1838년 이전의 과학계는 살아있는 개체 내에 세포들이 도처에 있음을 알지 못했다." 세계적 세포생물학자 헨리 해리스가 50년에 걸친 방대한 원전 연구를 통해 밝혀낸 세포설의 진짜 역사가 공개됐다.

옥스퍼드대학교 의학 석좌 교수인 해리스는 저서 『세포의 발견』에서 로버트 훅의 1665년 코르크 세포 명명부터 현대 유전 결정 인자 발견까지 350년간의 세포학 발전사를 재조명했다. 그는 "훅이 코르크에서 관찰한 것이 세포벽으로 둘러싸인 빈 공간이었으며, 라틴어 'cella(작은 방)'에서 'cell'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적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일 과학자들의 업적이 과장되고 프랑스 연구는 의도적으로 배제된 역사적 편견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1866년 쾨니히그레츠 전투와 1871년 베르사유 조약 후 독일인의 우월성이 부각되면서, 독일어 논문은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고 프랑스 논문들은 불필요하게 비방받거나 삭제됐다"고 폭로했다.

슐라이덴과 슈반의 세포설도 재평가했다. 해리스는 "슈반이 조직학적 소견을 갖고 푸르키녜의 관찰을 일반화시킨 것은 패러다임 전환 수준이었지만, '세포 형성의 일반 원리'는 후대 과학자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했다"고 분석했다. 배아세포가 수정란의 난할을 통해 형성된다는 사실은 1855년 레마크에 의해서야 정착됐다는 것이다.

푸르키녜의 숨겨진 공헌도 조명했다. 그의 이름이 붙은 용어들(푸르키녜 소포, 푸르키녜 세포, 푸르키녜 섬유 등)이 "생산적인 연구 활동의 충분한 증거"라며 "미세해부학과 시각생리학 분야에서 평생에 걸쳐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명명했다"고 평가했다.

유전 연구의 출발점도 되짚었다. "1880년대 초기 비로소 몇몇 학자들이 유전 형질의 전달을 세포 수준에서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1760년대 콜로이터의 식물 육종 실험이 "난자와 정자가 유전적으로 동등하게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당시엔 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리스는 20세기 초반 완성된 세포론의 핵심을 정리했다. "동물과 식물 조직이 근본적으로 세포로 이뤄졌고, 세포는 이분법으로 증식하며, 염색체가 유전 형질의 운반체라는 사실에 모두 동의하게 됐다"며 "이것이 자연선택설과 융합해 모든 현대 생명과학의 근본 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단순히 과학 지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시대적·인간적 조건 안에서 구성되는 이야기임을 보여준다. 국가 간 경쟁, 학회 정치, 발표 시점의 줄다리기 등 교과서에는 없는 과학사의 생생한 현장이 복원됐다.

최준혁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8월 25일 오전 09:52 발행
#세포의발견#헨리해리스#세포설#과학사#로버트훅#슐라이덴#슈반#푸르키녜#세포생물학#옥스퍼드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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