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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의 철학적 대화』 신간 출간(바람의아이들)
어린이와 철학적 사유의 가능성을 기록한 대화집
출판사 제공
철학은 인간과 세계의 본질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까다로운 학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어린이도 진지한 질문과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아이들과의 철학적 대화』는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활동했던 가렛 매튜스가 직접 아이들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저서로, 어린이철학교육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매튜스는 자녀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린이의 철학 가능성을 발견했고, 발달심리학의 고정 관념에 문제를 제기하며 어린이도 충분히 철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음악학교를 찾아가 한 학기 동안 여덟 살에서 열한 살에 이르는 아이들과 철학 토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아이들이 던지는 질문 속에 철학적 탐구의 씨앗이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꽃도 행복할 수 있을까?”, “배를 아무리 고쳐도 여전히 같은 배일까?”, “단어가 없어도 서로 통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존재와 지식, 윤리와 언어의 본질을 탐색하는 시작점이 되었다.
이 책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어른들이 아이들과 다양한 질문을 함께 사유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 또 하나는 어른 독자들이 일상과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다. 대화는 일방적 강의가 아니라 창의적이고 유연한 상호작용으로 펼쳐진다. 매튜스는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고 끝까지 사고하도록 이끌었다. 따라서 수업이 끝날 때 “정답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책 속의 대화는 아동문학 작품이나 동화 이야기를 매개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놀드 로벨의 『개구리와 두꺼비』를 통해 용기와 위험을 따지고, 『오즈의 마법사』를 읽으며 “살아 있지 않은 것이 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오늘날 로봇과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의와도 연결된다. 철학 교수의 결론보다 아이들의 질문이 대화를 새로운 지점으로 이끄는 순간들이 이어지며, 교실은 철학적 연극무대처럼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가렛 매튜스는 평생 철학을 교실 밖으로 가져와 누구나 사유할 수 있는 길을 열고자 했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매사추세츠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가르쳤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철학을 접목시키는 운동을 주도했다. 2011년 세상을 떠난 뒤에도 매튜스철학기금과 매튜스센터가 설립돼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한국어판은 김혜숙, 남진희 두 역자가 참여해 어린이철학 운동의 경험을 담아냈다. 부록에는 실제 철학 수업 사례와 관련 단체, 참고 도서가 풍부하게 수록돼 있다.
철학자이자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김지은은 “어린이는 철학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현대의 어린이를 이해하는 핵심”이라며 이 책을 추천했다. 『아이들과의 철학적 대화』는 어린이를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부모와 교사, 나아가 철학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찾는 모든 독자에게 의미 있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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