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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신간 출간(사람과 나무 사이)
사람과나무사이, 질병과 약의 투쟁사로 본 인류 역사
출판사 제공
사람과나무사이에서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을 출간했다. 사토 겐타로가 집필하고 서수지가 번역한 이 책은 인류 역사를 '질병'이라는 창과 '약'이라는 방패의 투쟁 역사로 파악한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저자는 '그때 만약 이랬더라면?'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 역사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고 본다. 결정적 고비마다 인류를 질병의 위협에서 구한 10가지 약의 이야기로 빼곡하다.
만약 바스쿠 다 가마와 마젤란이 비타민C를 알았다면? 그들은 대다수 선원을 괴혈병으로 잃지 않고 더 많은 신천지를 발견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세계를 제패했을 가능성이 크고, 영국은 '대영제국'으로 등장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18세기 후반 제임스 쿡 선장은 비타민C 예방법으로 단 한 명의 선원도 잃지 않고 세계 일주에 성공했다. 쿡 선장의 특별 방법은 흥미롭다. 그는 간부용 식단에만 사우어크라우트를 올리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주일 만에 선원들이 "우리에게도 달라"고 항의했다.
투탕카멘왕과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 말라리아다. 지금까지 태어난 인류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질병이기도 하다.
만약 강희제의 주치의 손에 '예수회의 가루' 퀴닌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 중 한 명인 강희대제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강희제는 마흔 살 원정길에서 말라리아에 걸려 위독한 상태에 빠졌지만, 예수회 선교사가 진상한 퀴닌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바티칸의 말라리아 사랑은 애틋할 정도다. 1590년 우르바누스 7세는 교황 선출 후 2주 만에 말라리아로 세상을 떠나 역대 최단 교황 재위 기록을 달성했다. 1623년 콘클라베에서는 추기경 10명이 말라리아에 걸려 8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16세기 한때 파리 시민 3분의 1이 매독 환자였다. 프랑스 왕 샤를 8세, 잉글랜드 왕 헨리 8세 등이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매독이 두려워 윤락 여성들 근처에도 가지 않을 정도로 몸을 사렸다.
에를리히 연구팀의 일본인 하타 사하치로가 606번째 화합물 실험에서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비소를 포함한 이 화합물은 '살바르산'으로 명명됐다. '구세주'를 의미하는 라틴어 '살바토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1928년 플레밍이 자신의 콧물에서 항균 물질을 발견한 것이 페니실린 개발의 출발점이었다. 플레밍이 재채기했을 때 세균 배양 접시에 콧물이 튀었고, 다음 날 콧물 주위만 세균이 증식하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다.
재미있는 일화도 전해진다. 페니실린이 목숨을 구한 세계 최초 인물이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설이 있다. 이에야스가 등에 생긴 종기 치료를 위해 오사카 가사모리이나리 신사에서 받은 푸른곰팡이 환약을 발랐더니 치료됐다는 것이다.
저자 사토 겐타로는 도쿄대 이과대학교를 졸업하고 제약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2010년 『의약품 크라이시스』로 과학 저널리스트상을 받았다.
최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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