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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회 신동엽문학상, 한여진·성해나·전기화 3인 수상
창비, 시·소설·평론 3개 부문 젊은 문인들 선정..."세대의식과 역사의식 돋보여"
한여진, 성해나, 전기화(왼쪽부터 창비 제공)
출판사 창비가 제43회 신동엽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한여진(35), 소설가 성해나(31), 평론가 전기화(35) 등 30대 젊은 문인 3명을 선정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시 부문 수상자인 한여진의 수상작은 시집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문학동네, 2023)다. 심사위원들은 "세대의식과 역사의식을 담지하며 세계와 맞서는 진솔한 태도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는 일상적 소재를 통한 시적 상상력이 특히 주목받았다. 두부를 굽는다는 평범한 행위에서 계절의 변화와 삶의 변곡점을 포착해내는 감각이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소설 부문에서는 성해나의 소설집 『혼모노』(창비, 2025)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파노라마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놓는 탁월한 착상과 개성적인 에너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일본어로 '진짜' 또는 '정품'을 의미하는 '혼모노'라는 제목 자체가 작품의 주제의식을 암시하는 것으로 읽힌다. 진정성과 가짜의 경계를 탐구하는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론 부문 수상자 전기화의 수상작은 '미진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문학동네 2023년 겨울호)다. 심사위원들은 "찬찬하고 섬세한 읽기 속에 대상 작가를 심층 탐구하는 미덕이 빼어나다"고 극찬했다.
'미진한 마음'이라는 표현에서 완결되지 않은 삶의 상태를 긍정적으로 포착하려는 비평적 시선이 엿보인다. 이는 확신보다는 성찰을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 비평가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동엽문학상은 '껍데기는 가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등으로 유명한 참여시인 신동엽(1930~1969)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시인의 유족과 창비가 공동제정한 상이다.
등단 10년 이하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문인이 최근 2년간 한국어로 쓴 문학적 업적을 대상으로 심사한다. 이번 수상자들이 모두 30대인 점은 젊은 세대의 문학적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창비는 이날 창비신인문학상 수상작도 함께 발표했다. 제25회 창비신인시인상에는 방성인(25) 시인의 시 '풀의 유령' 외 4편이, 제28회 창비신인소설상에는 김소라(43) 작가의 소설 '낮게 나는 아이'가 선정됐다.
제32회 창비신인평론상에는 이미진(41) 평론가의 평론 '우리라는 실재: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의 리얼리즘에 대하여'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번 신동엽문학상과 창비신인문학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포진해 있다. 특히 신동엽문학상 수상자들이 모두 30대로 구성된 점은 한국 문학계의 새로운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읽힌다.
문학동네와 창비라는 양대 출판사에서 발간된 작품들이 고루 수상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출판계 전반의 활발한 신진 작가 발굴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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