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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기념 독립운동가 45인의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 (창비)
독립운동가 45인의 어록 담아, "딱딱한 교과서 넘어 생생한 육성으로 만나는 역사"
창비 제공
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집대성한 어록집이 주목받고 있다. 창비에서 출간된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는 김구, 안중근, 안창호를 비롯해 45명의 독립운동가들이 남긴 신념과 의지의 말들을 한 권에 모았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안창호의 이 말에 압축되어 있다. 나라를 잃은 절망적 현실에서도 회복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정신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구는 "나의 희망이나 소원은 첫째로 대한 독립이요, 둘째로 우리나라의 독립이며, 셋째로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다"라며 일관된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길 원하지 아니한다"고 말해 단순한 국력 신장을 넘어선 높은 이상을 제시했다.
수록된 45명의 인물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졌다. 계급과 성별, 종교와 사상이 서로 달랐지만 나라를 되찾겠다는 한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바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안중근은 "나는 동양 평화를 위해 그를 이 세상에서 제거한 것이지, 개인 자격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개인적 원한이 아닌 대의를 위한 행동임을 분명히 했다. 한용운은 "군국주의, 즉 침략주의는 인류의 행복을 희생시키는 악귀일 뿐"이라며 평화주의적 신념을 드러냈다.
편집 구성에서 특별함이 돋보인다. 김구, 안중근, 안창호, 윤희순, 한용운, 신채호, 여운형, 김마리아, 조소앙, 박차정 등 기록을 많이 남긴 10명의 주요 인물은 10편 내외의 어록을 상세히 소개했다.
나머지 35명은 열악한 환경에서 조직과 실천에 힘쓰느라 충분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지만,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기에 짧은 어록과 행적을 함께 수록했다.
조소앙은 "미래 세계에서는 한국 민족의 위대함을 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 위대함은 그저 나라를 회복하는 데 있지 않고 반드시 나라를 건설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국권 회복을 넘어 더 나은 사회 건설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신채호는 절망적 현실에서도 "하나의 좋은 것이 여전히 있으니, 좋은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하면 희망이 그것이로다"라며 희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출간 의도는 단순한 과거 회고에 그치지 않는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태로운 국제정세, 기후위기와 양극화, 민주주의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오늘날에도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이 유효하다는 관점이다.
역사학자 한홍구는 추천사에서 "매일 한면씩 필사하며 자문해보라. '나는 오늘 무엇을 회복하며 사는가.' 그 물음이야말로 새 광복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제안했다.
독자들이 어록을 한 단어씩 음미할 수 있도록 엄주 작가의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특별한 편집과 디자인을 선보였다. 교과서에서 딱딱하게 접해온 독립운동가들을 인간적 면모와 함께 생생하게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은 독립운동가들이 꿈꾸었던 '나라다운 나라'가 단순히 국권만 회복된 곳이 아니라 모두가 인간다운 존엄을 누리는 사회였으며, 그 꿈이 여전히 오늘의 과제로 남아 있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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