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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철학을 손끝으로 체득하는 『초역 쇼펜하우어의 말 필사집』 출간(지혜의 숲)

"문장을 옮겨 쓰는 일, 그것은 사유를 내재화하는 과정", 7개 주제 180개 핵심 구절로 재구성 현실 도피가 아닌 현실 직시의 철학, 필사를 통한 철학적 체험의 새로운 가능성

장세환2025년 8월 13일 오전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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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말 필사본.jpg지혜의 숲 제공

베스트셀러 『초역 쇼펜하우어의 말』의 열기를 이어받아 필사 전용 구성으로 재편된 신간이 주목받고 있다. 독자들이 철학자의 핵심 사상을 직접 써보며 체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별한 형태의 철학서다.

편역자 권용선은 이 작업의 의미를 특별하게 규정한다. 단순히 글자를 따라 쓰는 행위가 아니라 철학자의 정신적 무게를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행위라는 것이다. 특히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태도를 손끝을 통해 몸소 경험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비롯한 주요 저작에서 엄선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고통과 쾌락'부터 시작해 '나이듦과 죽음', '나와 타인', '습관과 성공', '이기심과 도덕', '진리와 예술', '논쟁과 화술'까지 삶의 전 영역을 포괄한다.

구성의 특징은 쇼펜하우어 철학의 출발점인 '인생은 고통'이라는 통찰을 맨 앞에 배치하고, 이를 토대로 삶의 다른 영역들을 차례로 탐구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쇼펜하우어의 독특함은 위로나 희망적 메시지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짧아서 다행인 것이 인생이다", "이 세계는 당신을 쓰고 버린다" 같은 냉혹한 진단들이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이러한 직설적 표현들은 일견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편역자는 오히려 여기서 진정한 위안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식적 위로나 근거 없는 낙관주의보다 정직한 현실 인식이 더 깊은 치유를 가져다준다는 관점이다.

기존의 철학서가 주로 이해와 해석에 머물렀다면, 이 책은 신체적 행위를 통한 철학 학습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 읽을 때는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문장들이 손을 통해 쓰여질 때 완전히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다.

편역자는 현재 넘쳐나는 감성 에세이나 긍정주의 자기계발서에 대한 피로감을 언급하며, 이 책이 그런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달콤한 거짓 대신 쓰디쓴 진실을 통해 진정한 자기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준다.

성균관대 철학과에서 하이데거 철학을 전공한 권용선 편역자는 철학이 학문적 영역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개념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일반 독자가 접근할 수 있는 언어로 철학을 풀어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특히 그는 "철학은 더 이상 관념의 성벽 안에 갇힌 학문이 아니라,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방향을 묻는 내면의 나침반이어야 한다"는 철학관을 명확히 한다.

이 책은 노출 제본으로 제작되어 필사 작업에 최적화된 형태로 출간됐으며, 진정한 사유와 성찰을 추구하는 독자들에게 색다른 철학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세환

언론출판독서TV

2025년 8월 13일 오전 08:21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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