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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대표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리커버 특별판 출간(웅진지식하우스 출간)
이옥토 작가 사진 표지로 새단장, 30년 스테디셀러의 재탄생
출판사 제공
박완서 대표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리커버 특별판 출간
이옥토 작가 사진 표지로 새단장, 30년 스테디셀러의 재탄생
한국문학사의 대표적 자전소설로 꼽히는 박완서 작가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리커버 특별판으로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화제를 모은 사진작가 이옥토의 작품으로 표지를 새롭게 갈아입고 장정을 개선해, 30여 년 전 그 찬란하고 생생한 기억의 공간을 현재로 되살려냈다. 1992년 첫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한국 소설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이자 중고등학생 필독서로 사랑받아온 이 작품은 누적 판매 160만 부를 돌파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한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역작임을 증명했다.
유년기 경험을 소설로 승화시킨 자전적 대하소설
작품은 박완서 작가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소설로 그린 자화상' 연작 자전소설의 첫 번째 작품으로, 작가의 유년 시절부터 사춘기까지의 경험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서울로 이주한 작가의 개인사가 고스란히 녹아있으면서도,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는 한 소녀의 성장담으로 승화됐다. 특히 '싱아'라는 소재를 통해 고향에 대한 향수와 잃어버린 순수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표현한 대목은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 시골에선 싱아도 달개비만큼이나 흔한 풀이었다. 발그스름한 줄기를 꺾어서 겉껍질을 길이로 벗겨 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했다"는 구절은 단순한 추억을 넘어 사라진 것들에 대한 애틋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일제강점기 현실을 어린 시선으로 포착한 역사적 증언
작품은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일제강점기 말 조선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역사적 가치도 지닌다. "이차대전을 맞은 것도 괴불 마당 집에서였다. 일본 사람들은 대동아전쟁이라고 했다"로 시작되는 대목에서는 어린 화자의 눈을 통해 당시 식민지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황국신민의 맹세를 하고 군가 행진곡에 맞춰 행진하며 "괜히 피가 뜨거워지곤 했다"는 서술은 식민지 교육의 폭력성을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모습을 균형감 있게 그려낸다.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애틋한 정서적 유대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대한 애정 어린 묘사다.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것은 어린 나에게 가장 큰 낙이었다"며 시작되는 에피소드에서는 할아버지의 두루마기 자락에 묻어있던 "송도의 냄새"까지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특히 기차역에서 할머니와 이별하는 장면은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 할머니의 눈물과 "아이고 내 새끼" 하며 쓰다듬는 손길에 대한 그리움을 통해 가족애의 진정성을 감동적으로 표현했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문학적 영향력
이번 리커버 특별판에는 정이현, 김금희, 정세랑, 강화길 등 동시대를 이끄는 여성 작가들의 헌사가 수록됐다. 이들은 박완서 작가를 자신들의 문학적 길잡이로 여기며, 그의 문장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작품은 총 13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야성의 시기', '아득한 서울', '동무 없는 아이', '괴불 마당 집' 등의 제목을 통해 각 시기별 성장 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의 작품 해설과 정이현 소설가의 재독 소감도 함께 실려 작품 이해를 돕는다.
작가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마흔의 늦은 나이에 시작한 문학 활동에서 여든에 가까운 나이까지 80여 편의 단편소설과 15편의 장편소설을 남기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2011년 향년 81세로 타계했으며, 한국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만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사후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출판사 현대문학
손선영
언론출판독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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